비욘세 [소니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계 최고의 디바 비욘세가 그래미 어워즈를 석권하며 통산 28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흑인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다. 올해로 63회를 맞는 그래미는 그간 ‘백인 편향’ 시상식이라는 비판과 지적을 수용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63회 그래미 시상식(Recording Academy’s GRAMMY AWARDS)이 15일 오전 열린 가운데 비욘세는 ‘최우수 알앤비 퍼포먼스(Best R&B Performance)’ 상을 비롯해 ‘최우수 뮤직 비디오(Best Music Video)’, ‘최우수 랩 퍼포먼스(Best RAP Performance)’, 최우수 랩 노래(Best RAP Song)‘ 상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통산 28번째 수상이자, ‘그래미 어워즈 역대 최다 수상 여성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안게 됐다.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상은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로 인권 존중과 차별 반대의 메시지를 노래한 허(H.E.R.)가 수상했다. 허(H.E.R.)는 지난 2018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플레이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고, 2019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알앤비 퍼포먼스(Best R&B Performance)’,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Best R&B Album)’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도 연관된 이 곡으로 허(H.E.R.)는 팝 가수를 넘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예술가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

허는 수상 소감에서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와 영향을 가져올지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라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변화’다. 2020년 여름 동안 우리가 싸웠던 그 에너지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신인상도 흑인 여성 래퍼인 메건 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새비지’, ‘WAP’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혔다.

올해의 레코드는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부문을 수상했다. 아일리시는 수상 소감에서 “스탤리언이 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며 “누구도 이길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며 칭찬했다.

한국계 혼혈 뮤지션 앤더슨 팩(Anderson Paak)은 2020년 미국이 처한 현실에 대한 저항적 메시지를 담은 ‘록다운’(Lockdown)으로 ‘베스트 멜로딕 랩 퍼포먼스’를 수상하기도 했다.

각 부문의 주요 상도 걸출한 수상자를 배출했다.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 상(Best Pop Solo Performance)’ 부문에서는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가 ‘워터멜론 슈가(Watermelon Sugar)’로 수상했다. 이 곡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지난 여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차트 역주행 신화를 달성했다.

‘최우수 알앤비 앨범(Best R&B Album)’ 상에는 한국 음악 팬들에게도 친숙한 존 레전드(John Legend)의 ‘비거 러브(Bigger Love)’가 수상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불안과 아픔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현 시대에 이 앨범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쁨을 전하길 바란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최우수 록 앨범(Best Rock Album)’ 수상자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부분에서는 활동 2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스트록스(The Strokes)의 앨범 ‘더 뉴 앱노멀(The New Abnormal)’이 수상했다. 2001년 데뷔 앨범 ‘이즈 디스 이(Is This It)’을 발표하는 동시에 시들어가는 록 음악계에 반향을 일으킨 스트록스는 이번 수상으로 대중성과 음악성은 물론 정통성까지 확보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최우수 록 음악(Best Rock Song)’ 부문에서는 밴드 앨러바마 셰이크스(Alabama Shakes)의 보컬, 브리트니 하워드(Brittany Howard)가 ‘스테이 하이(Stay High)’로 수상했다.

‘최우수 록 퍼포먼스(Best Rock Performance)’ 상과 ‘최우수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Best Alternative Music Album)’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피오나 애플(Fiona Apple),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Best Dance/Electronic Album)’ 상은 케이트라나다(KAYTRANADA)가 수상했다. ‘최우수 컨트리 앨범(Best Country Album)’ 상은 미란다 램버트(Miranda Lambert)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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