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메시지 정치’로 野 외곽·측면지원 전망”
박영선 ‘암초’…“與, 尹과 갈등 최소화 전략써야”
정권심판론 힘 싣는 尹…“오세훈·안철수에 유리”
“尹, 제3지대 분류…오세훈보다 안철수에 도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범이 내려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보궐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윤 전 총장의 사퇴 자체가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최근 내놓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의혹 관련 비판메시지가 ‘정권심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연히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범야권 후보에게는 ‘후광 효과’가 나타나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겐 불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윤 전 총장이 ‘메시지 정치’를 통해 외곽에서 범야권을 측면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헤럴드경제가 복수의 정치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가 4·7 보궐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전 총장이 어떤 형태로든지 이번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LH 투기의혹 비판처럼 ‘메시지 정치’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안철수 대표와 사진을 찍는 ‘포토 정치’ 등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 후보 진영에서도 윤 전 총장을 활용하거나 도움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LH 비판메시지만 해도 상당히 야권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장 역시 “4월 보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 했다면 선거 이후에 사퇴를 했을 것”이라며 “LH처럼 여권을 아프게 하는 메시지로 선거에 개입할 수도 있고, 막판에 선거가 너무 박빙이라 (야권에) 어렵다고 판단되면 (야권 후보)지원에 나서는 등 직접적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보궐선거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대선 전초전’이다보니 개별 후보들뿐만 아니라 대선주자급들의 활동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여권에선 이재명 지사가 선거정국을 주도했다면, 야권에서는 그런 주자급이 없었는데 윤석열이 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윤석열이라는 ‘범’이 내려왔는데 민주당은 맹비난을 하며 범야권 사람으로 몰아버렸고, 중도층과 범야권 지지층이 윤 전 총장에게 쏠리면서 완전 야권인사로 자리매김 했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로서는 예상 밖의 ‘암초’에 난감할 수밖에 없다. 앞서 박 후보가 MBC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사퇴가 보선 표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좋은 일은 아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 소장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서 봤듯 윤 전 총장과 여당과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여당에 좋지 않다”며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을 최소화 하는 것이 여당 선거전략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오세훈, 안철수 후보의 경우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세부적으로 윤 전 총장의 행보가 누구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냐는 안 후보를 꼽는 경우가 많았다.
최 원장은 “오세훈 후보도 중도를 표방하기 때문에 크게 유불리는 없겠지만,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쪽 인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안 후보 쪽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안 후보가 20대 총선 전 윤 전 총장에게 비례대표직을 제안하는 등 친분이 있기 때문에 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든 안되든 윤석열과의 연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짚었다.
이 평론가도 “야권 전체에 유리한 것은 맞지만, 꼭 국민의힘에 유리한 것이냐고 보기만은 어렵다”며 “(시민들이)윤석열의 도우미로 누가 더 적합한가를 따졌을 때 안 후보가 더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