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스톡옵션 등 충분히 성과 보상” 강조
김범수 “사내문화 경고등…회복 탄력성 중요”
이해진 네이버 GIO , 김범수 카카오 의장 |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책임투자자)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전사 직원들 앞에 섰다. 성과급 지급(네이버)과 인사평가제(카카오) 논란에 두 창업자들은 진화에 나섰다.
이들을 ‘사내 청문회’에 불러낸 주체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다. SNS를 통해 임금, 회사 복지 등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을 요구하는 MZ세대 특성이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다. MZ세대의 이 같은 ‘반란’이 과거 노조의 강력한 파업 이상으로 경영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인당 1900만원 차익 실현 가능” 스톡옵션 행사로 ‘사태 진화’ 나선 이해진=네이버는 지난 25일 한성숙 대표, 이해진 창업자, 박상진 CFO 등이 참여하는 ‘컴패니언 데이(Companion Day)’를 진행했다. 앞서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도 사측이 전년도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고수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이해진 창업자는 “올해 진심으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밸류를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 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라면서 성과를 나눌 다른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새로운 글로벌 움직임에 맞는, 차별화된 새로운 복지 제도를 고민중”이라면서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 이기에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는 27일 첫 스톡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에 10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 이로써 네이버직원은 1인당 약 1900만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해졌다.
▶‘카카오 지옥평가’ 논란에 김범수 “사내 문화 경고등”=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같은 날 인사평가 제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이번 (인사평가 제도)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면서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 카카오 내에선 절대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거나 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제기된 인사평가 제도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은 사내 동료평가 항목 중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동료의 숫자와 비율이 공개되는 점, 상사를 평가하는 상향평가 내용이 유출돼 사내 따돌림이 벌어지고 있는 점 등을 예로 들며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논란은 수평적 조직 문화를 강조하며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카카오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김 의장은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라고 믿고 있다”며 “(조직 내) 부딪힘이나 충돌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나 그 후 회복이 잘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내 보상체계와 관련해서도 “최고의 인재에겐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한다”며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김 의장이 약 5조원 규모 자산의 사회 환원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지만, 정작 직원들의 관심은 인사평가에 더 쏠렸다. 이에 카카오는 인사평가 제도를 중점으로 다룰 사내 간담회를 내달 추가로 개최하기로 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