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삼성·DB·메리츠 두각
손해율·사업비 동시 개선
증시활황 덕도 톡톡히 봐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이 보험사들에게는 어쩌다보니 최고의 한해가 됐다. 이동과 병원이용이 줄며 손해율이 개선됐고, 증시 활황의 수혜까지 누리며 전년까지 주춤하던 이익성장률이 급반등했다.
손해율 개선 덕을 톡톡히 본 것은 손해보험사들이다.
손보시장 ‘절대지존’인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5.9% 증가한 76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9조5485억원으로 3.8% 늘어난 데 그친 점을 보면 시장확대 보다는 비용감소의 영향이 컸던 셈이다. 보험료 인상으로 자동차보험 매출이 12.6% 늘었지만, 일반보험은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줄면서 손해율이 전년보다 5.5%포인트나 감소한 85.6%를 기록했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매출도 22.2% 성장했다.
DB손보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7.5% 증가한 5637억원을 기록해 가장 큰 폭의 개선을 이뤘다. 메리츠화재는 전년 대비 43.3% 증가한 431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창사 이래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현대해상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3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4.5~85.6%로 전년 대비 약 5~6%포인트 개선됐다. 폭설과 한파가 있었던 올해 1월에도 이들의 평균 손해율은 83.7%로 전년 동월 대비 7.1% 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은 자동차보험이 견인하는 손해율 하락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유효할 것으로 보고있다.
생명보험사들은 기저효과와 증시 활황 덕을 봤다.
생보시장 ‘절대지존’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3707억원으로 3188억원(30.3%)이 늘며 증가액이 가장 컸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 1145억원에 비해 무려 71.8%나 급증다. 영업손익은 1395억원 손실에서 1478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매출액은 증가율 6.8%보다 월등히 높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보험이익 증가와 함께 전년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에는 보유 주식 가치 하락으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며 순이익이 급감했었다.
신한생명은 전년 대비 43.6% 증가한 1778억원의 순익을, 오렌지라이프의 순익은 2.9% 늘어난 2793억원으로 집계됐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612억원을 거두며 전년대비 52.6% 늘었다. 동양생명도 전년 대비 14.5% 늘어난 1286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하나생명도 지난해 266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전년대비 12.3% 증가했다.
생보사들은 보장성 신계약이 증가한 데다 마케팅비, 인건비 등 사업비가 줄며 비차손익(예정사업비-실제사업비)이 늘었다. 코로나로 병원 이용량이 감소하면서 사차손익(위험보험료-위험보험그)까지 개선됐다.
여기에 더해 증시 활황은 변액보증준비금이 대거 환입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상품의 최저사망보험금이나 연금 등을 보증하기 위한 준비금으로, 주가가 올라가면 준비금이 환입되고 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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