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4명 집단감염

방역당국 “변이 바이러스 전파는 시간 문제”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 첫 확인…설 앞두고 재확산 우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자들이 공항 방역절차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일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27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5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특히 이날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집단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면서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파력이 센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의 첫 지역사회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사람들의 이동량이 평소보다 증가하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재확산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변이 바이러스의 첫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지난 2월 1일 이후 총 27건을 분석한 결과 총 5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는데 5건은 모두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라고 밝혔다.

5명 중 4명은 '경남·전남지역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자들로 자가격리 입국자의 집을 방문한 친척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입국 후 가족에게 전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확인된 5명 가운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4명이고, 남아공발 변이 감염자가 1명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총 39명(영국발 27명, 남아공발 7명, 브라질발 5명)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번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국내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와서 전파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점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있기 때문에 해외 입국에 대한 강력한 차단책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역사회에 전파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장 유전체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1명으로 집계됐다. 어제(467명)에 이어 이틀 연속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305명, 336명에 그쳤으나 전날의 경우 눈에 띄는 대규모 집단발병 사례가 없었는데도 4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새해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상황은 최근 들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 기세는 한결 누그러졌지만, 잇단 방역 조처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최근 1주일(1월28일∼2월4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97명→469명→456명→355명→305명→336명→467명→451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12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83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속출했던 'IM선교회'발 집단감염의 확산세가 멈춘 대신 의료기관, 교정시설, 음식점, 어학원, 직장 등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여전히 하루 400명 내외의 적지 않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은 경계심을 풀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가 자칫 재확산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