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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英, 이번엔 ‘백신 신경전’
공급지연 놓고 진실 공방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이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물량을 EU에도 같이 공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에 대한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유럽연합(EU)와 영국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EU는 영국 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 의도적으로 백신 공급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영국 측은 EU의 주장을 부인한 채 오히려 자국의 백신 확보 능력을 자찬하며 사태를 악화시키는 양상이다.

파스카 소이로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백신공급에 대한 EU의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EU 내에서 백신 원료를 배양하는데 생산성이 낮아 공급이 늦춰지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이로 CEO는 영국과 백신 공급 계약이 EU보다 석 달 먼저 체결됐다며 “(백신 공급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먼저 계약이 된 영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디벨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 당초 1분기 계획한 8000만회 백신 공급 물량 중 40% 가량 밖에 공급하지 못하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EU 측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기존에 약속된 물량의 절반 수준 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해명’에도 EU는 압박수위를 더욱 높였다. 소이로 CEO의 선착순 논리를 납득할 수 없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이나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물량을 유럽에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EU 측의 입장이다.

같은 날 스텔라 키리아키데스(사진)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선착순 논리는 정육점에서나 통하는 논리”라면서 “백신 선구매 계약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는 EU를 영국과 비슷하게 대우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일찍이 EU 백신 프로그램에 참여를 거부하고 자체 백신 수급계약에 나섰던 영국은 현재 다른 유럽국들보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이미 지난 12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긴급승인, 성인 인구 10%에 대한 첫 번째 접종을 마쳤다. EU의 백신 접종률은 2% 남짓이다.

영국 정부는 백신 보급과 관련, 정부의 백신 확보 노력을 자찬하며 사실상 EU의 의혹을 부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하원에서 “영국이 독자적으로 백신 수급에 나서지 않고 EU 백신 프로그램에 합류했다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 됐을 것”이라면서 “나는 우리가 몇몇 부분에서 (다른나라보다) 다르거나 혹은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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