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조사받고 나온 아내 4시간 동안 호텔에 감금

아내 친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 사라졌다 신고”

경찰에서 가정폭력 조사받은 아내를 또 다시 가둔 남편
경찰 로고.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가정폭력 사건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아내를 다시 호텔로 데려가 가둔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아내는 조사 이후 바로 자신의 친구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감금 혐의로 30대 남편 A 씨를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늦은 시각 아내 B 씨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 객실에서 약 4시간 동안 나가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이날 서울의 한 경찰 지구대에서 가정폭력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고 귀가하는 대신 친구 집으로 가려고 택시에 탑승했다. 그런데 곧 남편 A 씨가 나타나 B 씨를 택시에서 내리도록 한 뒤 자신의 차에 태우고 호텔로 향했다.

B 씨가 오기를 기다리던 친구는 지난 8일 오후 10시께 "B 씨가 기다려도 오지 않고, 휴대전화 전원도 꺼져 있다"며 112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B 씨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된 장소 일대를 수색하던 중 한 호텔에 세워진 A 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객실을 확인했다. B 씨는 발견 당시 겁에 질린 채 불안에 떨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임의동행해 인근 지구대에서 조사한 뒤 즉각 B 씨와 분리해 보호 조치했다. A 씨가 B 씨를 폭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호텔로 데리고 간 정확한 경위를 살핀 뒤 A 씨의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