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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갑 중견련 회장 “규제 논의 과정 합리적 소통 실종, 정치도 책임 안져” 신년사서 쓴소리
“지난 일 년 내내 두렵고 허망” 기업인 좌절 대변
기업규제에 “합리적 소통 없었고, 정치는 책임도 안져” 꼬집어
“기업은 멈추면 죽는다” 우직한 행보 다짐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이례적으로 쓴소리가 가득한 2021년 신년사를 30일 발표했다. 올해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기업규제 3법과 노조법 개정안 등으로 기업 환경이 악화된 것을 두고 개탄하는 심경을 담은 신년사다.

강 회장은 “어쨌든 새해”라는 짤막한 인사와 함께 “지난 일 년 내내 두렵고 허망했다”는 말로 신년사를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올해 기업들이 유독 어려웠던 것을 들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들이 속절없이 식어가는 경기와 대책 없이 무너지는 경제 하락의 희생양이 됐다. 정부 지원금에 기댄 민생의 쇠락이 일상화 된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은 생명을 걸고 배달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있다”며 “이런 국민의 피눈물 앞에서 정치인들은 고작 누구에게 얼마를, 언제 주느냐를 놓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맞선 한계도 털어놨다. 강 회장은 “지난 일 년, 문턱이 닳도록 정부와 국회를 찾았고, 백발의 경제인들이 함께 허리를 숙였다”며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업규제 3법이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모든 기업인을 아예 잠재적 범죄자로 설정해 죄를 묻겠다 한다”고 전했다. “해외 사례를 검토해 달라, 시기를 조절하자, 위헌의 소지마저 있으니 다시 한 번 숙고해 달라 외쳤지만 닿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합리적인 소통은 마비됐고,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책임감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강성노조로 인한 기업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선출과 동시에 광화문을 마비시킨 민주노총 새 위원장은 공공연하게 ‘오직 투쟁을 근본으로 삼는 노동운동이 왔다’고 경고하는데, 아무도 막지 못했다”며 “5000만 국민을 쥐고 흔들겠다는데도 공권력은 아무런 해결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갈등 해소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빗대 “귀책사유와 발생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데도 기업을 처벌한다면, 그릇된 정치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의 몰락에 대해 정치는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가히 아연실색할 따름”이라 성토했다.

강 회장은 그럼에도 우직한 걸음을 이어가야 한다는 결의로 신년사를 맺었다. 그는 “기업은 멈추면 죽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은 권력도, 정치도, 언론도,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모두의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시간과 역사라는 무기가 있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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