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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 잡겠다던 공공앱 “연말 대목 파리만 날린다~” [IT선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공공배달앱? 그거 쓰는 사람이 있긴 해요?”

‘배달의 민족’을 저격하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공공형 배달서비스가 연말 대목에도 참패를 맞았다. 주문이 폭증하며 한때 서버가 마비됐던 크리스마스 이브날 조차도, 상당수 앱이 일간사용자수 1만명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의 공공배달 플랫폼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 7개 앱 중 지난 24일~26일에 일간사용자수 1만명을 넘은 앱은 ‘먹깨비’ 단 하나 뿐이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물론이고, 업계 3위인 쿠팡이츠와 비교해도 3%도 채 안되는 수준이다.

이용자의 편익은 무시한채 단순히 ‘공공’만을 앞세운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연휴였던 지난 24~26일 ‘먹깨비-제로배달유니온’의 일간 사용자수는 ▷1만6655명 ▷ 1만4935명 ▷1만2136명이다.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 배달앱 ‘먹깨비’의 지난 2주간 일간사용자수 추이. ‘먹깨비’는 제로배달 유니온 조합 중 유일하게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일간사용자수 1만명을 넘었다.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먹깨비는 서울시의 공공배달 조합 플랫폼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이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지난 9월 서울시가 배달앱 7개를 모아 조합 형태로 만든 공공배달 서비스다. 띵동, 먹깨비, 부르심 제로(ZERO), 서울애(愛)배달, 놀러와요 시장, 로마켓, 맘마먹자 등 7개가 참여했다.

출범 당시 서울시는 0~2% 수준의 경쟁업체 대비 낮은 수수료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배달은 역시 우리의 것!”, “배달 독립 만세” 등의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우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을 겨냥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을 이용하는 다른 배달앱 ‘띵똥’의 일간 이용자수는 지난 24일 5799명, 25일 5966명, 26일 5389명이었다. 같은 기간 ‘로마켓’의 일간 사용자수도 2400~2500명에 그쳤다.

모바일 배달앱 사용자수 순위.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을 이용하는 배달앱이 업계 13위, 16위, 17위에 올라있다. 다 합쳐도 시장점유율 1%가 채 안 된다. [출처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서울시 공공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7개의 앱 중 일간사용자수가 1만명을 넘는 건 ‘먹깨비’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역대 최대 대목을 맞은 사설 배달앱 서비스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배달의 민족’ 일간사용자수는 566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2위인 요기요는 162만명, 쿠팡이츠도 60만명을 넘었다. 특히, ‘배달의 민족’의 경우 주문이 폭증하면서 지난 24일 저녁 4시간 가량 서버가 다운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야심차게 출범했던 공공배달앱의 현실은 그와 달리 썰렁하다. 대목과 상관없이 사용자수는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범 당시 제로배달 유니온 포스터. 어디서도 소속 배달앱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 제공]

업계에선 공공배달앱의 실패에 대해 이미 예견된 결과란 얘기가 나온다. 사업 전력과 목적이 서로 다른 배달앱들에 조합 형태로 공공 배달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해서 이용자 편익이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배달앱 자체가 아닌 ‘서울시’, ‘공공’을 내세운 초기 홍보 전략도 문제로 지적된다.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의 배달앱에 대한 소개보다는 서울시의 착한배달이 강조돼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용자는 서울시에서 공공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단 건 알게 됐지만, 정작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배달앱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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