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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신청에 ‘요기요 매각’을 주문했다.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이나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국내 1, 2위 배달앱이 뭉치는 ‘공룡 배달앱’ 탄생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배민·요기요 합치면 ‘99.2%’ 결국 독으로 작용=공정위에 따르면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 등 운영사 DH(딜리버리히어로) 지난해 점유율 합계는 거래금액 기준 99.2%다. 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는 무려 98.8%포인트로 양사가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독점적 점유율은 지난 5년간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공정위는 봤다.

또 최근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시장인 전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집중도 및 추이를 종합했을 때 경쟁제한성 추정요건(공정거래법 제7조 제4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계 강력 반발…배민 해외 진출도 불똥=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디지털 경제의 역동성을 외면한 공정위의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혁신성장과 국내 스타트업의 미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음식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공정위가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배민의 해외 진출도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우아한형제들과 DH는 50대 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11개국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결합이 무산될 경우 배민의 이 같은 계획도 틀어질 수밖에 없다.

연도별 배달 서비스 점유율 추이 [공정위 제공]

코스포도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과 글로벌 기업 DH의 결합은 국내 최대규모 스타트업 M&A인 동시에, 글로벌 진출의 중요한 이정표였다”며 “하지만 이번 공정위 결정은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우려했다.

▶배달앱 시장 수수료 인상 ‘싹자르기’=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배민과 요기요가 합쳐 경쟁이 사라지면 음식점 수수료 인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배달앱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에 따른 수수료 인상을 주요 견제 대상으로 보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배민이 시도했던 수수료 체제 개편 등을 더욱 감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연합]

실제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음식점 유치를 위한 수수료 할인경쟁이 축소되거나 기존 입점 음식점들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음식점들의 양사 배달앱을 통한 매출비중이 상당한 상황에서 수수료가 인상되더라도 양사 배달앱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기업결합이 추진된 이후인 올해도 쿠팡이츠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양사 수수료율은 불변이거나 오히려 상승했다고 공정위는 강조했다.

▶쿠팡이츠 약진 모멘텀 발판 마련?=요기요 매각이 기업결합 조건으로 나오면서 쿠팡이츠가 치고 올라오는 기회를 만들지도 주목된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로 보면 배달의민족 10월 MAU는 1556만1663명, 요기요는 700만 9124명, 배달통이 15만5587명으로 총 2286만명에 달한다. 쿠팡이츠는 155만5837명이다. 경기도와 부산에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쿠팡이츠는 내년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광역시에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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