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이달 말 1차 개각 유력

복지·노동·여가부 이달말 교체

서울시장 출마 박영선 거취 고심

검찰개혁 추미애 거취도 유동적

정총리, 대권 뜻 굳히면 내년 2월…강경화·김현미는 유임 가닥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정부부처 장관들을 순차적으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거취가 정치권의 관심이다. 정 총리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르면 내년 초 총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야권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일단 이번 개각에서는 이름이 빠질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우선 정 총리의 교체 시기로는 내년 2월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직후 차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는 정치 스케줄에 따른 것이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 10일 광주KBS 특별대담에 출연해 ‘내년 3월쯤에는 어떤 답변을 할 시점이 다가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거야 그때 보시죠”라고 말해 내년 초 대선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듯한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연말연초 순차 개각설에 불을 지핀 것도 정 총리 본인이다. 이후 개각 과정도 정 총리의 ‘큰 그림’대로 흘러간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 총리는 최근 개각과 관련해 “작게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엔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을 따로 불러 개각을 비롯한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연말·연초 개각을 계기로 대권 무대에 등판할 경우 경륜과 당내 기반을 발판으로 현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정치권 안팎에서는 연말연초로 이어지는 개각에서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장관과 장수 장관 등의 이름이 우선 거론된다. 이달 말 시작될 1차 교체 대상자로는 원년 멤버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임 2년 2개월째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교체설이 나온다. 후임으로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후임 복지부 장관엔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이, 노동부 장관에 황덕순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가부 장관도 정치인 기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경우 내년 4월인 서울시장 보궐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1차 개각 때 사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재보선 출마를 위한 예비후보 등록은 내달 8일부터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결심을 굳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장관 거취 역시 유동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추미애 장관은 지난 16일 “검찰개혁을 하기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 야망을 갖지 않기로 맹세했다”고 언급했지만 대권 도전에 나선다면 내년 초 교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돈다.

원년 멤버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내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신임이 크다고 알려진 김현미 장관은 전세난을 비롯한 부동산 문제를 일관성 있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일단 개각명단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강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