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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전통 소줏고리의 재탄생…한국형 명품주 개발 이끈다
- 식품硏, 전통 소줏고리 현대화한 한국형 증류기 개발

김태완 박사가 전통 소줏고리를 현대화한 한국형 증류기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통 소줏고리는 대한민국 증류주 역사에 있어 최초의 증류기로 정형화된 세계 유일의 비금속재(흙 재질) 술 증류장치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전통식품연구단 김태완 박사 연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과 융합연구를 통해 전통 소줏고리를 현대화한 한국형 증류기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세계 증류주 시장은 약 50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 성장률 2~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증류주 생산국들은 지역 기반 전통 증류주를 산업화했다.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 프랑스의 꼬냑, 미국의 버번, 중국의 백주(白酒), 일본의 오츠루이쇼츄(乙類燒酎) 등 자국의 전통 증류주를 명품화 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0세기 전후에 이슬람 연금술사들의 실험도구로 알코올 증류기가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알렘빅(Alembic)을 원형으로 유사 증류기와 제조기술이 세계 각 지역으로 전파되고 특색있는 증류기로 발전됐다. 한반도에도 고려후기(13세기) 증류주와 제조장치인 소줏고리도 등장했다. 조선시대 다양한 종류의 증류주가 제조돼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전통 증류주는 쇠퇴기에 빠졌다. 하지만 최근 전통 문화의 재발견, 과학적 재해석과 부흥에 힘입어 전통 증류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줏고리는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발전 없이 초기 원형 그대로 재현, 일부 소규모 가양주 형태 생산 업체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 증류기를 수입하거나 이를 본 떠 제작한 증류기를 활용하고 있다.

식품연 전통식품연구단에서는 전통 소줏고리의 증류기작 재해석을 통해 열소비, 냉각 열교환 효율화 방안을 확립했다. 세라믹연구원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세계 유일 흙 소재 증류기인 소줏고리의 특성을 강화하고 열효율을 극대화한 한국형 증류기를 개발했다. 한국형 현대화 소줏고리 증류기는 기존 전통 소줏고리 대비 열효율은 13.6% 증가했으며 증류시간은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연구진은 증류를 위한 가열체계를 소줏고리 내부화 하여 옹기소재 재질 특성인 열차단 효과를 높임으로써, 외부로의 손실열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기존 전통 소줏고리의 증류에 필요한 열에너지를 적게는 10~20% 절감하게 됐고, 기존 화점(火點) 발생으로 인한 탄내성분 생성을 억제했다.

또 기화된 술덧 증기의 냉각을 통해 고순도 증류주 원액을 생산하는 핵심 부위인 열교환 장치를 효율화에도 성공했다.

전통 소줏고리 현대화 프로젝트는 세계 명품 증류주 시장을 겨냥해 식품연 주도로 2018년부터 시작됐다. 명품 증류주 개발에 수반되는 균주, 증류, 숙성 관련 소·부·장 기술 개발은 주류산업과 연관산업에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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