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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에서 발급받고 미국으로 ‘둔갑’…‘짝퉁 IT제품’ 업체 381곳 덜미
-화웨이, 삼성전자, 테슬라 등 제품 포함
-CCTV, 블루투스 음향기기, 드론 등 일상 관련 품목 다수
-적합성평가 취소 및 수거 대상
-다음달부터 행정처분 청문 시작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중국에서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미국에서 받은 것처럼 속여 국내로 IT제품을 들인 업체 381곳이 적발됐다. 명단에는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 삼성전자 무선스피커, 테슬라 무선충전기, 드림어스컴퍼니 AI(인공지능) 스피커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외 381개 제조업체(수입업체 포함)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부정하게 적합성평가(이하 적합성평가)를 받은 방송통신기자재 1700건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적합성평가(전파법 제58조의2)는 방송통신기자재등의 제조·판매·수입업체가 기자재를 시장에 유통하기 전에 기술기준(전파 혼·간섭을 방지하고 인체나 기자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인증받거나 등록하는 제도다.

과기정통부 소속 국립전파연구원은 미국 국립표준연구소 등과의 공조로 미국 소재 글로벌 시험기관 BACL이 발급한 시험성적서 전체 내역(2006년∼최근)을 대상 시험성적서의 진위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381개 업체의 적합성평가에 이용된 총 1700건의 시험성적서가 미국 소재의 BACL에서 발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조 시험성적서와 적법한 시험성적서 차이. 위조 성적서에는 시험장소가 미국인 것으로 표기됐다 [과기정통부 제공]

특히 적발 기자재 중에 CCTV, 블루투스 음향기기, 드론, 통신장비, PC 주변기기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이용되는 다양한 제품들이 다수 포함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BACL로 표기된 시험성적서의 일부가 실제로는 중국에서 시험·발급된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했다.

시험성적서 발급은 전문 인력·설비를 갖추는 등 고도의 기술심사 능력이 필요하다. 법령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 업무로, 국내 시험기관 지정 절차 또는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MRA)에 따라 지정된 시험기관(특정 시험소 명시)에 한해 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적법한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5개국(미국·EU·캐나다·베트남·칠레)과 MRA를 체결했다.

반면 상호인정협정 등 지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중국 소재 BACL 시험소는 시험권한이 없고, 권한 없는 시험소를 통해 발급된 시험성적서는 효력이 없어 전파법을 위반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전파법에 따라 시험성적서 위조 등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경우에는 적합성평가 취소 및 기자재 수거 등의 행정처분 대상이다. 적합성평가가 취소되면 취소된 날부터 향후 1년 간 적합성평가를 다시 받을 수 없게 되고, 적합성평가를 다시 받기 전까지 해당 기자재는 제조·수입·판매 등을 할 수 없다.

이에 국립전파연구원은 10일부터 청문 실시에 따른 사전통지를 시작하고, 12월부터 381개 업체에 대해 청문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전파법에 따른 적합성평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방송통신기자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시험을 통해 제품이 기술기준과 인체보호기준 등에 적합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로서, 시험성적서 위조는 방송통신기자재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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