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도정치, 노론독재의 폐해가 극에 달하던 순조때 ‘극한 직업’ 세자로 복무하면서 효명은 편할 날이 없었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선 격식과 체면을 초월한 순수 사랑의 모습이 많이 비쳐졌지만, 효명세자는 순조 말기 차기 집권에 앞서 대리청정을 통해 안동김씨 중심의 세도정치를 억제하고 왕정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이지 효명세자는 21세 꽃다운 나이에 요절하면서 개혁의 꿈이 스러지고 만다. 수많은 ‘만약에..’ 얘기 중, 효명만 요절하지 않았어도 나라를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텐데 라는 논평도 들린다.
효명은 개혁의지도 강했고, 로맨스도 잘 했는데, 효심도 깊었다. 모친 생일날 잔치를 열기도 했다.
효명이 어머니 생일에 베푼 궁중공연 춘대옥촉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최재혁)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소장 허영일)와 함께 오는 11일 오전 11시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를 재현한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반관람객의 참여는 제한하는 대신, 온라인(유튜브)으로 생방송한다.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는 순조 무자년(1828년 음력 6월)에 효명세자가 모친인 순원왕후(純元王后 1789~1857, 순조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하여 연경당에서 마련한 왕실잔치다.
이번 공연은 세계민족무용연구소가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춤과 의상 등을 학술적으로 고증하고 이를 격조 높은 전통의례로 재현하는 것으로, 연행순서에 따라 춘대옥촉(春臺玉燭), 무산향(舞山香), 박접무(撲蝶舞),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 춘앵전(春鶯囀)으로 구성된다.
춘대옥촉은 1828년 연경당 진작례(進爵禮)에서 초연된 향악정재이고, 무산향은 향악무로서 춘앵전과 같이 혼자 추는 춤으로 대모반(玳瑁盤)을 놓고 그것을 중심하여 왕래하면서 추는 춤이다.
박접무(는 나비가 날개짓 하듯 춤추는 향악정재이고, 가인전목단은 송나라 악무 10대 중 하나로서 홍생색체(紅生色砌)옷을 입고 금봉관을 쓴 아름다운 사람이 모란을 꺾는다’라는 내용의 춤이다.
특히 춘앵전(春鶯囀)은 1828년(순조 28년)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하여 창제한 향악정재이다.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도취되어 이를 무용화한 것이라 전해진다.
춘앵전 |
가인전목단 |
이번 공연에서는 왕실의 친인척 12명이 순원왕후의 40세 연향 잔치에 등장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발굴되어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www.cdg.go.kr)을 참고하거나 전화(창덕궁관리소 02-3668-2300 /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 02-746-9344)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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