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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않겠다 명확한 메시지 줘야” 검찰 운신 폭 좁히는 윤석열 대권 지지도
尹, 이낙연·이재명 근접한 대선주자 선호도 3위
이미 예정된 강연 ‘정치적 행보’로 읽는 시선도
“일선 검사들 힘 싣기 위해서라도 선 그어야”
검찰 내부선 ‘외부서 尹 흔드는 것’ 반론도
평검사들 댓글 반발, 집단행동은 아직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지역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왼쪽), 이두봉 대전지검장과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김진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일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근접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윤 총장 본연의 직무수행에는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총장은 3일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에서 초임 부장검사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한 뒤 다음 주에는 신임 차장검사 교육에 참석한다. 대검은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는 이미 확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리 예정된 총장으로서의 교육 일정 참석인데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갈등 구도와 맞물리면서 일종의 ‘정치적 행보’처럼 주목받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평검사 지목 비판 이후 달아올랐던 평검사들의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 실명 댓글 릴레이는 실제 집단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윤 총장이 스스로 정치와 선을 긋지 않으면서 평검사들의 운신 폭을 좁혀놓는 효과를 유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윤 총장이 자초한 면이 있다. 지난달 대검 국정감사에서 임기를 마치고 정치를 할 마음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고 여지를 남긴 듯한 답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 줄곧 ‘정치 안 한다’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검찰에 되레 부담을 준다고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추 장관의 감찰권 행사를 두고 평검사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분명한 태도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 상황에서 윤 총장으로선 지지자들 외에 다른 길이 없으니 일종의 보호책일 수 있지만 검찰 조직으로 봐선 아주 좋지 않다”며 “정치권에서 무리하게 검찰을 흔드는 시점에, 윤 총장이 더더욱 ‘정치는 안 한다’고 확실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일선 검사들이 추 장관의 감찰권, 인사권 남용을 비판하는 것에 지지한다”며 “그들에게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정치에는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하고, 이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면 검찰을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내에선 되레 윤 총장이 줄곧 대선후보로 거론되며 정치적으로 호명되는 것을 두고서 정치권으로부터 ‘이용’을 당하는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일전에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후에도 외부에서 검찰을 가지고 자꾸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여권과 야권의 싸움에 총장이 끼어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와 유불리에 따라 지렛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심산같다”며 검찰 바깥에서 윤 총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월 한 언론사가 발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며 “형사법을 지휘하는 검찰의 수장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여러 차례 주변 참모들에게 언급했다고 한다. 당시 대검은 윤 총장 뜻에 따라 차기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윤 총장을 제외해 줄 것을 해당 언론사에 요청하기도 했다. 윤 총장의 기본 뜻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데, 외부에서 윤 총장을 ‘정치인’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이게 정치다’라고 하지만 퇴임 후 정말 다양한 길이 있다”며 “국감장에서 부인은 하지 않았지만 윤 총장이 생각하는 퇴임 후 봉사가 정치에 한정된다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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