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 10년 6개월來 최고
민간소비는 마이너스 전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졌던 우리 경제가 3분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역성장의 기저 효과가 컸지만 수출과 설비투자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예상치를 옷돌았다. ▶관련기사 2면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1.9% 성장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1분기(-1.3%)와 2분기(-3.2%)에 내리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다 3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GDP 증가폭도 지난 2010년 1분기(2.0)% 이후 10년6개월래 가장 높았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6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성장은 3분기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되살아난 기업들의 수출이 주도했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급증했는데, 지난 1986년 1분기(18.4%) 이후 34년 6개월래 최대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3.7%포인트로 2008년 4분기(4.5%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수입은 원유,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9%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크게 개선됐다.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6.7% 증가, 2012년 1분기(9.6%)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건설투자(-7.8%)는 크게 급락하면서 1998년 1분기(-9.6%)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토목건설 감소가 주된 요인이었는데, 장마와 태풍에 따른 공사 지연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 조정 등이 이에 영향을 미쳤다.
2분기 반짝 살아났던 민간소비는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0.1%로 감소, 다시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정부소비 역시 0.1%로 증가세가 미약했는데, 2017년 4분기(-0.2%) 이후 가장 낮았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1.3%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분기 성장률(-2.7%)과 비교하면 역성장 폭이 줄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역시 2.5% 반등했다. 교역조건 개선 덕에 성장률(2.5%)이 실질 GDP(1.9%)보다 높았다.
서경원·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