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수사에 특임검사 가능성도 제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또다시 충돌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국면에서 폭발했다가 잠잠해졌던 갈등이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추 장관은 18일 법무부를 통해 라임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을 직접 거론하는 입장문을 냈다. 윤 총장이 수사 검사 선정에 관여했음에도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한 보고를 받고서 여권 인사와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고,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를 고려해 감찰과 별도의 수사 주체 및 방식을 검토한다고도 밝혔다. 사실상 또 한 번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시사한 셈이다. 지난 7월2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지휘권을 발동한 후 108일 만이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콕 집어 ‘부실 수사’를 문제삼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수사지휘권 발동 때와 같이 거취 압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윤 총장을 대놓고 질책했기 때문이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가 이런 식으로 입장을 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 윤 총장에 대한 감찰도 고려하고 있고, 사실상 나가라고 다시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법무부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역대 2번째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당시에도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부각됐지만 윤 총장은 주변에 ‘물러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7월24일 임기만료일까지 윤 총장의 임기는 19일 현재 279일이 남았다.
추 장관이 별도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일각에선 특임검사의 수사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편지를 통해 주장한 내용에는 검사들에 대한 술 접대 의혹 등도 담겨 있는데, 특임검사가 검사의 범죄혐의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검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검찰청 훈령인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특임검사 지명 권한이 윤 총장에게 있기 때문에 현실적 가능성은 낮다.
역대 특임검사가 수사한 사건은 2010년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을 비롯해 2011년 벤츠 검사 사건, 2012년 조희팔 뇌물검사 사 건, 2016년 진경준 주식 대박 사건 등 총 4건이다. 아울러 야권에서는 최근 수사 지연 지적이 제기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라임 사건과 함께 특별검사가 수사하자고도 주장하지만,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역시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안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