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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스타 ISDS 분쟁 8년 ①] 의장중재인 변경 새 변수…5조원 중재전 결론 내년도 기약없어
2016년 6월 심리 종료 후 절차종료선언 없이 계속
전문가들 “새 의장중재인, 추가 절차 진행할 수도”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결론 전망도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론스타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매각 및 ISDS(투자자-국제 분쟁)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감사원 감사, KBS 자료공개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서영상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국제중재(ISDS) 사건이 8년 가까이 진행됐지만 아직도 결론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을 심리할 의장중재인이 변경되면서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 기업 또는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청구한 총 8건의 ISDS 가운데 가장 먼저 제기된 사건이 론스타의 ISDS다. 이 사건은 ‘1호 사건’인 데다가 청구금액이 46억7950만달러로 원화 5조원을 넘는 천문학적 액수여서 국내 법조계와 경제계는 물론 세계 국제중재 분야의 이목을 끈다.

하지만 론스타 ISDS는 2016년 6월까지 네 차례 심리기일이 진행된 후 절차종료선언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의장중재인이던 조니 비더가 건강 문제로 사임해 절차가 정지됐고 6월 캐나다 전 대법관 윌리엄 이안 비니가 새 의장중재인으로 선정돼 다시 시작됐다.

국제중재 전문가들은 절차종료선언이 되기 전 의장중재인이 교체된 것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됐다고 분석한다. 국제중재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통상적 ISDS 사건은 4~5년 정도면 마무리가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통상적 케이스보다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심리가 종결되긴 했지만 절차종료선언을 하지 않아 의장중재인이 바뀐 상황에서 심리가 더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규칙에 따르면 절차종료선언시 120일 이내(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180일 이내)에 결론이 나는데, 여기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국제중재 전문가는 “최근에 의장중재인이 바뀐 만큼 심리를 더 할지, 기존 심리와 제출된 서류로 판정을 할지에 따라 최종 결론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 두 번 심리를 더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최종 결론은 내년 상반기도 어렵고 빨라야 내년 하반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중재 분야 또 다른 변호사도 “새로운 의장중재인이 필요하다고 하면 추가 절차를 더 진행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8년 동안 한국 정부에 협상을 공식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합의 제안설’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론스타로부터 공식적 합의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론스타 측의 일방적 주장이 중재 절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사건 정보를 공개할 경우 비밀유지명령에 위반되거나 중재 결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 등을 감안해 론스타 사건 관련 설명을 꺼려왔다. 하지만 론스타 측이 ‘여론전’에 나서자 이례적으로 ISDS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기도 했다.

론스타는 지난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했고, 국세청의 차별적 관세로 부당하게 세금을 내 손해를 입었다’며 ISDS를 제기했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 어려움을 겪던 외환은행을 2003년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외환은행을 HSBC에 팔아 넘기려 했지만 한국 정부가 승인을 미뤄 무산됐고 이후 2012년 1월 하나금융그룹에 매각을 승인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매각 지연과 부당과세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 론스타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당하게 심사를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었고 형사사건 결과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협상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하나은행과 재협상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 뿐이라고 반박한다. 아울러 세금 부분도 차별적으로 과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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