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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잃어버린’ 2020 불가피
코로나 재확산·거리두기 강화
고용 악화에 소비개선 힘들어
하반기도 반등 기대 물건너가

우리 경제의 중대 분기점이 될 4분기를 맞았으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포가 가시지 않으면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8월 중순 이후의 국내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하반기 경기반등 기대가 물 건너간 상태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진에 따른 세계 경제 타격 우려가 겹쳐 올해는 ‘잃어버린 2020’으로 기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6면

5일 기획재정부와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의 확장재정으로 성장률 급락을 일정 부분 방어했지만, 재정의 경제 견인 효과가 반감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재고 누적과 고용악화에 따른 소비여력 제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위축 등으로 경기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실물경제 부문에서는 재고가 누적되면서 생산활동의 빠른 회복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는 경기침체기에 생산 구조조정으로 재고가 대폭 소진돼 이후의 빠른 경기회복을 뒷받침했지만, 이번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는 재고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을 보면 1998년 외환위기 때에는 제조업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11.8%, 2009년 금융위기 때는 -14.3%의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고가 올 1분기에 6.0%, 2분기엔 2.3%의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처럼 재고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더라도 생산 재개나 투자 확대보다는 추가적인 재고 조정 여지가 더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도 개선되긴 힘든 상태다. 취업자가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20만~48만명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반영되는 9월에는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여행과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고용불안이 심화하며 소비심리도 냉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5~8월 4개월간 상승세를 보이다 재확산 영향으로 9월엔 9포인트 급락했다.

대외적으로는 올가을·겨울 코로나19 재확산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해 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확진에 따른 경제 쇼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트럼프 확진으로 코로나 공포가 확산하며 미국의 경기 대응이 지연되고 금융불안이 나타날 경우 우리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가 -1~-2%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정부는 예산의 이불용 최소화 등 재정역할 수행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3분기까지 재정의 80% 이상을 집행해 남은 재정여력이 20%도 안되는 상황이어서 재정역할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

1차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했던 각종 소비쿠폰 등 소비진작책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다시 꺼내들기가 만만치않은 상태다.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우리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긴 어려워 보인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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