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1일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모든 주식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자 한 카메라맨이 시세 정보가 공백 상태로 변한 장내 전광판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일본거래소그룹(JPX) 산하의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1일 하루 동안 시스템 장애로 전면 거래 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일본 내에서도 신뢰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를 계기로 도쿄를 아시아권의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都)의 '국제금융도시' 구상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자 사설에서 이번 사태를 일본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 주식 시가총액은 세계 3위 규모에 달하고 매매 대금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투자자들의 거래 기회를 빼앗은 책임이 중대하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이어 도쿄증권거래소는 과거에도 문제가 잇따라 2018년 증권회사와 연결 시스템의 장애로 일부 종목의 거래중단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며 왜 교훈을 살리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일갈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문제가 또 발생할 것이라는 불신이 커져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며, 시스템의 취약성을 총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자본시장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전 종목이 하루종일 거래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은 과거에 예가 없는 실수이고, 일본 시장의 신뢰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신문은 도쿄도(都)가 내세우는 국제금융센터도 인프라가 불안하면 제대로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산케이신문도 홍콩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 국제금융센터로서 도쿄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런 문제가 반복돼선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시세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 등에 장애가 발생한 상황에서 백업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아 지난 1일 모든 종목의 매매가 하루 종일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 여파로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삿포로, 나고야, 후쿠오카 증권거래소도 문을 닫았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시스템 장애로 전 종목의 거래가 멈춘 것은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약 15년 만이며, 종일 거래가 중단된 것은 1999년 현행 전산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한편, 도쿄증권거래소는 거래 전면 중단 사태 이후 하루 만인 이날 거래를 재개했다. 9시 25분 현재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6.630포인트(0.76%) 오른 2만3362.02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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