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 24일 퇴임 기자회견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있다고 느낄 때 많았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차기 당 지도부 선거가 끝나면 임기를 마무리하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4일 "다시 신발 끈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 이제는 그 짐을 후배동료들과 나눠들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곧 14개월간 맡아온 당대표직을 마무리한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뒷받침해준 당원여러분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심 대표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혁파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당대표가 됐다.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들어 다양성의 정치를 실현하고, 촛불 국민들의 열망에 과감한 개혁으로 응답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 이뤄낸 개정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민이 보내주신 9.67% 지지율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애정을 담은 지지가 총선실패나 작은 의석수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는 "재난의 시대에 양극화의 골짜기는 더욱 깊이 패여가고 있으며 대다수 서민들의 삶은 더 나빠지고 있다"며 "그래서 저와 정의당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정의당의 성과를 ▷청년 전략 명부를 도입 ▷그린뉴딜위원회를 발족 등으로 꼽았다.
심 대표는 "대표직에서 조기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까닭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정의당 시즌 투를 더욱 빨리 선보이기 위해서"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누가 되더라도 진보정치 2세대 지도부가 될 것이다. 정의당 시즌 투를 여는 혁신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항상 정의당의 승리를 꿈꾼다"며 "정의당의 승리가 한국 정치의 승리이자, 노동자 농민 여성 청년 청소년 성소수자 자영업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믿음을 굳게 다져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