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은 이차전지 개념도.[포스텍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스마트 패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는 부분의 불안정성과 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에 적용될 수 있는 배터리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박수진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현곤 교수 공동연구팀은 하나의 전극에 양극과 음극이 동시에 존재하는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이용해 늘여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아연-은 전지는 우수한 출력과 에너지 밀도, 안전성을 보여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소자로 사용되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연-은 배터리를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신축성과 전지의 안정적인 수명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의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마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로마신화의 신 ‘야누스’처럼 양극과 음극이 한 전극에 구성된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사용해 늘어나는 아연-은 이차 전지를 개발했다.

연구팀의 실험결과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기반으로 제작한 연신성 이차 전지는 200번의 충·방전 사이클 후에도 초기 용량의 90%가 유지됐다.

박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연신성 아연-은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향상된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인다”며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된다면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