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배제 이슈 등으로 5G 기회
기세 몰아 6G 리더십 확보까지 선점
“국내 넘어 미국 찍고 세계로.”
삼성전자의 8조원 규모의 미국 버라이즌 5G 장비 수출계약은 그동안 ‘5G 내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강자’ 에릭슨·노키아와 무섭게 부상하던 화웨이 사이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글로벌 ‘화웨이 배제’ 이슈로 5G 기회를 잡은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6G까지 선점하며,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5G, 역대 최대 계약으로 화려한 부활…5G 절호의 기회=한때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업계 ‘매각설’이 돌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기세에 밀려 좀처럼 두각을 내지 못했다.
5세대(5G) 통신 시대로 새 반전의 기회를 맞은 데 이어 이번 국내 통신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까지 성사시키면서 리더십을 재확인하고 ‘반전 드라마’를 썼다.
무엇보다 5G 기술·보안·신뢰도를 인정받은 점이 이번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모뎀,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칩까지 핵심 칩셋을 모두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는 ‘원스톱’ 사업자다. 공급·제조·개발 전 분야에서 신뢰성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
기술력도 뒷받침됐다. 삼성전자는 모뎀 칩을 비롯한 5G 핵심 주요 부품들을 자체 개발해 최대 다운로드 속도 성능이 우수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상화 솔루션의 경우 가입자 수용 용량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추가 수주까지 기대되면서 ‘5G 대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5G 기지국 시장점유율은 16.6%다. 화웨이는 32.6%, 에릭슨 24.5%, 노키아 18.3%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인 미국 1위 사업자의 계약을 수주한 만큼 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5G 대전 넘어 6G 리더십까지 공고=삼성전자는 5G 넘어 6G 리더십 확보까지 나선 상태다.
5G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삼성전자가 기세를 몰아 6G 시대까지 독보적인 선두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을 담은 ‘6G 백서’를 발간하며, 5G에 이어 6G 표준화와 기술 선도 의지를 표명했다. 제조업체 중 6G 백서를 낸 곳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핀란드 오울루(Oulu)대학과 일본 NTT도코모에서 발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6G 백서’를 통해 6G의 비전, 서비스와 요구사항, 필요한 후보 기술 등을 소개하며 이미 6G 준비를 시작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했다”며 “5G 경쟁력 강화와 함께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