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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전용사 ‘호구’ 발언 논란 트럼프, 주프랑스 대사관 예술품 쓸어갔다
조각상 등 마음에 든다며 백악관 이전 지시
가져온 작품 모두 모조ㆍ복제품으로 드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뒤 백악관에 도착해 휴대전화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의 언행으로 잇따른 구설에 오르고 있다.

‘패배자’·‘호구’라는 표현으로 미군 전사자들을 비하했다는 최근 보도로 거센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주프랑스 미국 대사관저에 있던 예술품들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백악관으로 가져온 사실이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예정됐던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우천 등의 이유로 갑자기 취소하고 제이미 매코트 주불 미국 대사의 대사관저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저에 전시돼 있던 몇점의 예술품을 마음에 들어 했고 다음날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명이자 초대 프랑스대사를 지낸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와 흉상, 은으로 제작된 그리스 신화 조각상 등을 지목해 자신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싣도록 했다.

이들 예술품은 ‘문화 외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사관저에 전시됐던 작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실제 백악관으로 옮겨졌다.

당시 매코트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깜짝 놀랐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NN 정치분석가로 활동하는 조 록하트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기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프랑스 방문 때 미국 대사관에 있던 예술품을 백악관에 가져왔다는 보도가 곧 나올 거라는 트윗을 리트윗했다. [조 록하트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트 대사에게 6년 후에 예술품들을 되돌려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년 후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임기가 끝나는 2024년을 의미한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의 전시를 위해 미 국민의 소유인 이 아름답고 역사적인 작품들을 미국으로 가져왔다”며 사실상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예술품의 백악관 이전 문제로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들은 골머리를 앓았고 양측은 이 문제로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 변호사들은 이후 예술품들이 미 정부 자산이기 때문에 백악관으로의 이전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 예술품은 이후 모두 모조품이나 복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백악관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모사본으로 드러나자 워싱턴DC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1785년 조제프 시프레드 뒤플레시스가 그린 원작을 미술관 측으로부터 대여해 백악관에 전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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