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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체제 ‘보로메오 매듭’을 풀어라
당장 코로나19 극복 최우선
내년 서울시 재보선 이기고
이재명 넘어야 대권후보 터치
7개월간 ‘꽃길’ 만들지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이낙연 대표 체제의 새막을 올렸다. 친문의 힘이 지배한 경선에서 탄생한 이 대표 체제는 내년 재보궐 선거와 내후년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인 이 대표가 7개월이라는 짧은 임기만을 마치고 중도 하차할 가능성도 큰 만큼,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도 격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당정청 관계는 일단 현 기조, 즉 ‘원팀’ 유지에 무게가 쏠릴 전망이다. 경선 과정에서 확인된 소위 ‘친문’ 세력의 당내 위상에 따른 당연한 관측이다.

다만 당 대표의 경우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선거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현 당헌당규는 이 대표에게 조금 더 과감한 행보를 제촉할 수 있다. 특히 조국 사태와 부동산 폭등 과정에서 나타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다시 한 번 나타날 경우 이 대표의 독자 행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집권 초기 대표로 철저한 관리형이었던 이해찬 전 대표의 대(對) 청와대 관계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국난 극복과 국정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통령께 드릴 말씀은 늘 드리겠다”고 전과는 달라질 당정청 관계를 예고하기도 했다.

당 내 대선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년 이상 유지해온 ‘어대낙(어차피 다음 대통령은 이낙연)’의 아성을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되찾아야 한다.

실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2차 재난지원금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지급 범위와 시기를 놓고 언론 등을 통해 이 대표와 간접적으로 대립해왔던 이 지사는 “가난한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여 돈을 주면 낙인 효과로 서러울 것이고 못 받는 사람 역시 화가 나면서 국민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며 선명성을 부각시킨 바 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더 급한 분들께 더 빨리, 더 두텁게 도움을 드리는 것이 이론상 맞다. 저의 신념”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두 사람의 경쟁이 코로나19 대응, 부동산 및 경제 활성화, 남북관계 등 현안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장수 국무총리이자,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의 이 대표와 현직 도지사이자 정책적 선명성을 강조해온 이 지사의 정치·정책적 성향차에 주목한 것이다.

대야 관계도 변수다. 이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다. 80년대에는 기자와 취재원, 또 17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와 부대표로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서 “황교안 대표 또 이해찬 대표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 이유다. 이 대표 역시 당선과 동시에 통합당과 협치를 강조했다.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는 취임 일성이다.

최고위원에 함께 당선된 염태영 수원시장도 “ 코로나 국난 극복에 있어서도 큰 성과와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야당과 협의를 통해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줄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 집권 후반기, 그리고 내년 재보궐 선거와 이후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은 평화로운 여의도를 기대하기에는 녹녹치 않다. 실제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대화를 이유로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를 늦췄다면 시장 불안감이 더 커졌을 것”, “우리는 (공수처법) 찬성을 안 했으니 지키지 않겠다고 하면 입법부가 법치주의를 스스로 허무는 것” 등 현안에 대해 야당과 선명한 각을 세웠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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