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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환 9단, 사상 초유의 온라인 시간패 해프닝…한중일 조율 끝 재대국키로
농심배 최종라운드 판팅위와의 대국 중 클릭했으나 입력 안돼
1시간 30분 '비디오 판독 및 3개국 심판조율 끝' 재대국합의
박정환이 클릭하는 순간. 착점이 되지 않고있다./바둑TV 촬영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코로나사태로 국제기전이 온라인으로 치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클릭이 입력되지 않아 시간패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0일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에서 진행된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라운드 박정환과 판팅위의 대국 도중 박정환이 158수째를 클릭했으나 기보에 입력되지가 않았고, '시간패'라는 자막이 떴다.

AI 카타고 형세분석에 따르면 박정환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라 모두가 의아해 했다. 하지만 박정환은 클릭했으나 입력이 되지 않았다며 황당한 표정으로 한국기원 관계자들을 돌아봤다. 온라인 대국은 양 대국자의 대국장면을 모두 녹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기원은 녹화화면을 돌려봤고, 계시원이 여덟을 부른 직후 박정환이 클릭을 하는 소리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마우스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정환이 시간패 자막이 뜨자 당황한 모습으로 관계자들을 돌아보고 있다./바둑TV 촬영

한국기원은 녹화화면을 중국측에 보내 '시간패가 아닌 컴퓨터 오류'라는 점을 확인요청했으나 중국측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답을 보내왔다. 다 이겼던 바둑을 내주게 생긱 박정환과 한국기원은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고 마지막으로 농심배 대회를 공동 주관하는 한중일 심판이 협의를 했고, 결국 재대국으로 결정이 났다.

비디오판독과 3국 심판 조율이 진행되는 동안 대국장에서 기다리는 박정환./바둑TV 촬영

박정환과 판팅위는 21일 오전 10시 재대국을 갖고, 만약 박정환이 이긴다면 오후 3시에 중국의 4번째 주자(셰얼하오, 커제 중 한명)와 잇달아 대국을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판팅위가 이긴다면 중국의 우승이 확정된다.

판팅위가 중국기원에서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바둑TV 촬영

이번 사태는 온라인 대국의 특성상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좀더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명백한 기계적 오류일 경우 대국을 이어서 진행하는 것이 승부의 왜곡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유리했던 바둑을 다시 두게된 박정환이, 판팅위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고, 하루에 두번의 대국을 둬야하는 상황까지 맞이했다.

20년이 넘게 진행되며 수많은 드라마를 써왔던 권위와 전통의 농심배가 컴퓨터 문제로 재대국이 이뤄지게 된 것은 아쉽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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