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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에 뿔난 중국, 노키아·에릭슨 때리나
중국 사업장 제재조치 검토
영국 등 화웨이 제재에 맞불
보복조치 대상기업 늘릴수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에 맞서 중국도 유럽 기업들에 보복 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상무부가 핀란드와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노키아와 에릭슨의 중국 사업장에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거론되는 제재안은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나라에 보내는 것을 막는 수출 통제다. 소식통은 EU국가들이 중국 업체의 5세대(5G) 네트워크 배제하면 중국 정부가 적용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영국은 내년부터 화웨이의 5G 장비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 이미 사용하고 있는 화웨이 장비는 2027년까지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다른 나라에도 화웨이 배제를 요구해온 미국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지난 1월 화웨이 사용을 금지하진 않았지만 권고안을 통해 회원국에게 5G 네트워크 구축 시 공급자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위험성이 큰 공급자는 핵심 기반시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EU는 당시 중국 업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화웨이가 대상인 것은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이번 중국의 수출 규제 검토는 EU 국가에 ‘반(反) 화웨이’ 전선에 동참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WSJ은 이미 노키아는 보복 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급망 변경 검토에 들어갔으며 제조시설을 옮기기 위한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HSBC은행이나 재규어랜드로버 같은 영국 기업도 중국의 보복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 매체는 그동안 중국 당국은 영국에 홍콩이나 신장, 화웨이,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 장단에 놀아나지 말고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영국이 계속 적대적 태도를 유지하면 중국은 HSBC나 재규어 같은 영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등 관계를 악화시키는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은 영국의 3대 교역국이라면서, 총 매출의 20%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재규어가 유력한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반체제 인사인 류샤오보에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 연어 수출에 타격을 입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주와 갈등을 빚자 호주산 소고기와 곡물 수입을 끊어버리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출국을 공략하는 데 능숙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복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컨설팅업체 APCO월드와이드의 짐 맥그리거 중국 지사장은 WSJ에 “보복 조치는 일부 외국 기술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제조시설을 이전하도록 위협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수백만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고 중국 역시 산업 발전을 위해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위협만 하고 실행에 옮기진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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