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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린터가 사라진다고?…우린 매달 1만장씩 출력해요” [IT선빵!]
의료·법조계 출력량 월 1만 여장
서류 중요한 분야, 종이 대체 불가
그래픽=박혜림 기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전자문서 시대, 프린터가 사라진다고요? 저흰 한 달에 1만장 이상 출력해요.”

이른바 전자문자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시대’. 그런데도 여전히 매달 1만장의 종이를 출력, 프린터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인 바로 법조와 의료계다. 코로나19에도 매달 수천~수만장을 출력, 페이퍼리스란 말을 무색게 한다.

“우린 종이 없으면 안 돼요”

사무기기 전문업체 한국후지제록스의 고객사인 한 로펌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올해 1~3월, 월평균 7000장가량의 서류를 출력했다. 1월에 6580장, 2월에 7021장, 3월에 7854장을 종이로 프린트했다.

또 다른 로펌도 최근 3개월간 평균 1만장의 서류를 출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이서류 없이 절차가 진행되는 전자소송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종이 형태로 소장 등을 받아보길 원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아서다. 로펌 관계자는 “무리하게 모든 것을 전자화하기보다 업무상 필요와 고객, 진행 사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전자문서와 종이문서를 사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의료재단도 페이퍼리스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 최대 질병검사기관 중 한 곳인 A의료재단은 지난해 12월에만 1만8055장의 서류를 뽑았다. 전년 동월(1만5814장)보다 2200장이 늘어났다. 또 다른 의료재단도 코로나19가 정점을 찍던 올해 2월과 3월 각각 1만2795장, 1만993장을 출력하더니 지난달엔 1만4641장의 서류를 찍어냈다.

지난해 한국후지제록스가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 복합기, 프린터 사용량 정보 집계 서비스인 ‘디바이스 로그 서비스’ 모습.
‘여전한 격식문화’… 종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기업이 출력한 문서의 페이지 수가 3조2000억장.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기업이 갑작스레 근무 체제를 재택으로 바꾸며 문서 출력량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법조계와 의료계처럼 서류가 중요한 분야의 경우 전자문서가 종이문서를 대체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원·학교 등 손으로 문제를 풀거나 필기를 해야 하는 곳에서도 출력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후지제록스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격식을 갖추기 위해선 종이서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한 프린터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종이문서에 친숙한 노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프린터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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