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지원대상자 실업자보다 많아”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가 지난 6일 제출한 3차 추경안 중 ‘직접 일자리 지원’과 ‘한국판 뉴딜’ 사업 관련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위기 극복을 이유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분야에 많은 돈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3일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가 일자리 55만개를 새로 공급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은 기존 구직 급여와 직업 훈련 사업, 그리고 지자체 자체 확대분 등을 감안하면 모두 155만명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며 “이는 5월 기준 전체 실업자 수 127.8만명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통상 국내 실업자수가 10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정부 혈세가 엉뚱한 곳에 중복 지급되거나 낭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들 사업들 중 상당수는 일회성 단기 공공부조 성격에 그치게 될 우려가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설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3차 추경의 또 다른 축인 5.1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사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새롭고 혁신적인 정책이라는 의미의 뉴딜 사업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려운 사업들이 상당수 편성되어 있다”며 국회 심의과정에서 보완, 수정을 요구했다.
추경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해 보완 필요성도 강조했다. 달러 발권국인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대비해 낮은 정부 부채 비율을 맹신해서는 미래의 더 큰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로 향후 막대한 복지지출이 예정되어 있다”며 “소규모 개방경제로 내수 안전판이 취약하고 국제무역을 통해 부를 창출해야만 하는 구조적 어려움을 안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국가재정지출은 사회안전망 강화와 경제성장률 제고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번 3차 추경으로 국가채무는 GDP 대비 43.5%인 840.2조원으로 늘어나고, 연기금 등을 포함한 관리재정수지는 112.2조원 적자로 22.7조원이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