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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 대면시험은 일주일간…학생들 “잘 데가 없다”
코로나 우려·수강생 항의에도 대학들, 전체 강의 중 10~40% 기말고사 대면시험
학교·학생회, 기숙사·게스트하우스 마련하거나 지원금 지급에도 학생들 불만 여전

최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제1공학관 1층 출입구로 시험을 마치고 나가는 학생들의 모습. [한양대 에브리타임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상당수 대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 위험으로 한 학기 내내 비대면 강의를 실시한 뒤 기말고사만큼은 ‘대면’ 방식으로 치르고 있다. 때문에 비수도권 지역 등 장거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갑작스레 머물 곳을 구하느라 울상을 짓고 있다. 각 대학과 학생회는 기숙사 추가 모집을 하거나 게스트하우스·지원금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찾고 있지만 학생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에서 대면 기말고사를 치르는 비중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 가까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 총학생회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하는 모든 강의를 전수조사한 결과 2224개 강의 중 38.3%(844개)가 대면 기말고사를 치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양대는 2745개 강의 중 37%(1017개)가 대면 시험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외대도 2047개 강의 중 약 13%(274개 강의)가 대면으로 기말고사를 치른다.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 외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학교 근처에서 일주일 안팎 넘게 머무를 곳을 갑작스럽게 찾아야 하는 상황이 곤혹스럽다. 부산에 거주하는 서울의 한 대학 새내기 A양은 5과목 기말고사를 치기 위해 학교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주일 동안 지내기로 했다. 그는 “여행객이나 외국인이 많을 것 같아 코로나19 걱정에 찝찝하지만 서울에 연고가 전혀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기계공학부에 재학 중인 B군도 “집이 경남 창원인데 7과목 대면 시험을 치기 위해 KTX를 타고 올라와 10일간 비즈니스호텔을 빌렸다”며 “기숙사 모집을 하는 줄도 몰랐다. 학교가 지방에 사는 학생 생각을 전혀 해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면 기말고사를 진행하며 학교 측에서는 급하게 단기 기숙사 입사 신청을 받고 있지만 학생 수에 비해 적거나 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혜택을 보는 학생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경희대는 기말고사 대비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 2곳에 나눠 학생 280명을 수용 중이다. 이 학교는 코로나 19 감염을 우려, 4인용인 한 방에 2명씩 들어가게 했다.

한국외대의 경우 기숙사에서 추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80명 정도다. 한양대 역시 기숙사에 추가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75명에 불과하다.

각 학생회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추가 주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추가로 섭외하고 있다. 김나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한 강의당 통학이 불가한 학생을 10%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시험 수와 거리 등을 따라 1000명을 선정, 10만원씩 대면시험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지낼 곳을 구하기도 어려운 데다 코로나 감염 위험이 큰데도 대면시험을 강행하는 학교 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와 연세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면시험 강행·등록금 반환 요구를 묵살하는 대학을 규탄하는 내용의 혈서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양대의 한 보직 교수가 이달 초 학교 본관 앞에서 농성하는 학생들을 향해 “비대면 시험을 원하면 혈서라도 써 와 보라”고 말한 뒤 사과한 바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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