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채권시장 개입 시점에 주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미중 갈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수준까지 내리면서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의 펀드 유형별 자금유출입에 따르면 국내채권형펀드에는 최근 일주일 새 4825억원, 한달 새 8035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하면, 다른 유형의 펀드가 순유출 내지 소폭의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채권가격은 이미 상승했고, 이를 반영한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익률은 당분간 횡보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시장 자체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는 공사채와 특수은행채(기간산업안정기금채 포함)의 발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는 상위등급 위주로 발행이 이뤄지는 가운데 하위등급은 4분기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매입 여부에 따라 발행이 늘 것”이라며 “상반기에 발표된 정부의 정책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국채 금리가 낮아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향후 한은의 장기 국공채 매입 시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추경 내 국채순증 규모를 25조원으로 가정하면 하반기 월평균 소화물량은 16조원에 달한다. 그 중에서 10년물을 발행목표 비중 상단인 30%로 가정할 경우 상반기 대비 월평균 2조원씩 증가하게 된다”며 “늘어나는 공급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은의 국고채 매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차 추가경정예산 발표 이후 장기물 중심으로 공급 과잉 부담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며 “한은의 선제적 단순매입 확대 방침이 나오지 않은 만큼 3차 추경에서 적자 국채 발행이 얼마인지에 따라 장기 금리의 오름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3/10년 스프레드(금리 차)가 60bp(1bp는 0.01%) 이상 확대될 때 한은의 대응이 나올 여지가 있다. 이 시기 이후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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