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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 장관, 남북 접경지 방문…北 침묵 美 견제에도 연일 대북 유화 손짓
韓, 독자 남북협력 속도전…美 “北 비핵화 속도 맞춰야”
통일부, 모처럼 전면에…北ㆍ美ㆍ국내여론 설득 과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는 남북관계가 꽉 막힌 가운데 연일 대북 유화 손짓을 보내고 있다. 북미대화가 장기 교착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북미관계와 별도로 독자적 남북협력을 통해 한반도정세를 풀어가겠다는 구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구상의 전면에는 오랜만에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나선 모양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27일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 포구와 애기봉, 유도 등 한강하구 일대를 방문했다. 통일부는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남북 간 합의 이행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계획했다”며 “한강하구 일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구상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이날 현장 방문은 남북관계 교착으로 중단된 한강하구 공동이용 사업의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공동조사에 합의하고 기초조사를 실시한 뒤 해도까지 공유했지만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추가 진전이 없는 상태다. 통일부는 김 장관의 이날 현장 방문을 계기로 남북이 합의한 한강하구 공동이용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기존 합의를 준수하면서 접경지역의 평화를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남북관계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향후 남북주민들 간 호혜적인 협력의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의 대북 유화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호 차관은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우리 국민의 북한 주민 접촉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온라인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은 기존 통일부장관이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받은 뒤 사유에 따라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고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간소화했다. 또 해외여행 중 우발적으로 북한 주민을 만나거나 이산가족이나 탈북민의 북한 내 친지와의 단순 안부 연락, 학술·연구 목적의 접촉 등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 차관은 전날에는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실태조사를 위해 판문점 인근 대성동 마을을 찾기도 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에는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고 남북 동해선 철도 연결 사전정비의 첫발을 뗐고, 5·24조치 10년을 앞두고는 상당 부분 실효성이 상실됐다며 사실상 무력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현 정부 들어 청와대가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뒷말을 샀던 통일부의 놀랄만한 변신이다.

통일부의 이 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기까지는 적잖은 난제도 넘어야 한다. 당장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독자적 남북협력 의지를 밝힌 뒤 오히려 선전매체를 통해 ‘민심기만용 생색내기’라며 비난공세를 펼쳤다.

미국도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지만 마뜩찮아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미 국무부는 통일부의 북한 주민 접촉을 간소화하려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미국은 남북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남북협력이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동맹인 한국과 조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앞서 5·24 조치와 관련해서도 한미가 조율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북한의 반복된 발사체 발사로 인해 악화된 국내 대북여론도 통일부의 숙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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