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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로 ‘벌거벗은 산’, 100% 복구 쉽지 않다

[헤럴드경제] “다 복구하려면 넉넉하게 10년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산불진화로 3일간 집에 못 들어갔다는 김영식 안동시청 산림과 실무주사가 산불 피해 현장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산불 피해지를 다시 울창한 산림으로 만들려면 최소한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지난달 24~26일 발생한 안동 산불로 광화문광장 23배에 달하는 임야 800ha가 소실됐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산불 피해지 복구 작업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산불 피해지 복구는 보통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불에 탄 나무를 제거한다. 그리고 토사 유출과 산사태를 막기 위해 사방 사업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묘목을 심는다. 과정은 간단하지만 수년이 걸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지난 2017년 화마를 겪은 상주시는 아직 피해지 복구에 한창이다. 당시 산불로 올해 안동 산불 피해지의 10분의 1(86ha) 정도가 소실됐다.

지난 2017년 산불 피해를 당한 뒤 복구 사업 중인 경북 상주시 사벌면의 매악산 국사봉. 조림 사업으로 묘목을 심은 뒤 사후 관리를 위해 하얀 표시봉을 세워놓았다. [팩트체커 영상 갈무리]

기자가 직접 찾은 산불 현장은 최근 사방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산 곳곳이 누런 흙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더 올라가니 검게 탄 나무도 군데군데 보였다. 김상영 상주시청 산림녹지과장은 “피해목은 되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에 2~3년 기다려보고 제거한다”고 말했다. 이미 피해목을 제거한 산비탈에는 어린 묘목들로 가득했다. 묘목 옆에는 하얀 표시봉을 세워놨다. 심고 난 이후에도 풀을 뽑는 등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제대로 자란다고 한다.

시간과 인력만큼이나 비용 지출도 크다. 김 과장은 “(복구에는) 세월도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경비적으로 상당히 손해가 많다”며 “복구하는 데만 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원에서 만난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 [팩트체커 영상 갈무리]

산불 재난을 경험한 사람이 겪는 정신적 피해도 상당하다. 무섭게 번지는 산불은 생명의 위협과 직결돼 충분히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전깃불만 봐도 산불(경험)이 살아나 극한의 공포를 느꼈던 그 당시 경험이 소환될 수 있다”며 “이들을 위한 사회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이담 기자 parkidam@heraldcorp.com

유충민·우원희 PD

허연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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