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과 12월에도 이천서 발생…두 차례에 걸쳐 48명 목숨 잃어

‘스티로폼ㆍ우레탄폼 단열재 내장된 샌드위치패널 구조’ 대형 피해 주범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대형 참사…12년전 화재와 ‘닮은꼴’
29일 오후 발생한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의 진화를 끝낸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천)=주소현 기자] 29일 발생한 경기 이천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참사는 12년 전 잇달았던 화재와 사고와 닮았다. 이들 사고는 역시 2008년 1월과 12월, 이천에서 발생했다. 사망자는 각각 40명과 8명으로, 합쳐서 48명이나 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창고 화재는 지하층에서 우레탄 작업 등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지하에서 작업하다가 벌어진 참사라는 점에서 12년 전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 참사와 판박이로 보인다.

2008년 1월 7일 이천의 한 냉동창고에서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지하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등 40명이 숨졌다. 당시 소방당국은 유증기에 불티가 옮아붙어 연쇄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불길과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에 번지는 바람에 작업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도 불이 지하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작업자들이 대거 숨진 것도 비슷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인명 피해가 커진 이유에 대해 “불이 지하에서 시작된 데다 발화 직후 폭발적 연소와 연기의 발생으로 근로자들이 탈출 시간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불이 난 물류창고가 불에 취약하고 대형화재로 번지는 자재로 지목돼 온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지는 구조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소방당국은 2008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당시에도 스티로폼과 우레탄폼 단열재가 내장된 샌드위치 패널을 대형참사를 낸 ‘주범’으로 꼽았다.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으로 된 샌드위치 패널 단열재는 유리섬유 단열재보다 가격이 싸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물류창고는 ‘화약고’와 같아 불이 나면 진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