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지난해 공공기관의 부채가 525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7년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1년만에 적자를 낸 한국전력의 부채는 15조원 가까이 폭증해 전체 공공기관 중 부채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6000억원으로 7년 만에 가장 작았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40개 공공기관 중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을 제외한 337곳의 부채 규모는 5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는 2년째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2013년 520조4000억원을 넘어 공공기관 부채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이들 공공기관의 자산규모는 861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2조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부채/자본)은 156.3%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2012년 220%를 정점으로 6년 연속 하락추세를 이어오다 7년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기재부는 국제회계기준 개정에 따른 효과를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기관 부채비중은 28%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6000억원으로 2012년 1조8000억원 적자를 낸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5조3000억원 흑자로 전환한 이후 2016년 15조40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7년에는 7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2018년 7000억원으로 쪼그라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6000억원을 기록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공공기관 부채정보를 분석해보면 지난해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의 부채총액은 114조1563억원에서 128조7081억원으로 1년 사이에 14조5518억원 급증했다.
한전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1년만에 최대 적자를 냈다. 온실가스 배출권, 미세먼지 대책, 설비투자 등으로 나간 돈은 많은데 덜 덥고 덜 추운 날씨와 여름철 요금 할인 혜택 등으로 들어온 돈은 줄었기 때문이다.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조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조7000억원, 한국도로공사는 1조3000억원 늘어 뒤를 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부채증가액이 각각 1조원, 867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8113억원), 한국철도공사(7766억원), 한국석유공사(6560억원), 한국농어촌공사(5895억원) 등도 부채가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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