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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교 재학 시절 의학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실제로는 논문에 아무 기여도 한 게 없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29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조 전 장관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장영표 단국대 교수는 조씨의 실적을 부풀려 말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조씨는 처음부터 방학 때 2주 동안 연구소에 나오기로 약속됐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조씨가 추출했다는 데이터 보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조씨가 추출한 데이터가 논문에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사실도 인정했다. 아울러 “완전히 이용 안 했다는 건 아니고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쓸 수는 있었다”고 해명했다. 장 교수는 또 조씨의 실적에 대해 “부풀려서 말한 건 인정한다”며 “다만 (조씨가) 2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2주간 나오기로 처음부터 약속을 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딸 조씨의 스펙을 쌓기 위해 2007년 7~8월 조씨의 한영외고 친구 아버지인 장 교수에게 부탁해 딸을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관련 논문의 저자로 등재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한 차례 더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소 단계에서 추가된 미공개 정보 이용, 차명 주식거래, 증거 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정 교수 측은 검찰이 막연히 주장하며 ‘별건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11일 기소된 정 교수의 구속 기한은 다음달 10일까지다. 재판부는 5월 8일 오후까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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