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전일보다 소폭하락

적자국채 따른 공급물량은 부담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역성장이 현실화됐지만 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적자국채 관련 수급부담 우려가 여전해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1.1bp, 7.4bp 상승한 연 1.046%, 1.532%를 기록했었다.

개장에 앞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충격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마이너스 성장률이기는 하지만,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다. 전일 3차 추경을 위한 정부의 적자국채 발행 방침이 나오면서 금리가 급등한 데 따른 되돌림도 발생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저신용 회사채, 기업어음(CP) 지원 대책 등 시장 안정 측면이 부각되면서 전일 적자국채 관련 (가격)낙폭이 과대했다고 본 반등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북한 관련 리스크 프리미엄을 제거하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적자국채에 따른 공급부담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 지원 계획도 부담요인이다. 한은의 국고채 매입 확대,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지원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채권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10조원 공급부담에 일부 보조재정정책 지원으로 민간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10~15bp 정도 충격으로 판단한다”며 “한은의 단순매입 지원이 국고부담의 절반 정도되는 5조원 정도와 SPV를 통한 기간산업과 회사채·CP 지원도 절반 정도인 30조원 정도는 되어야 채권 시장 심리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경의 적자국채, 기간산업안정기금 재원 마련 방식 등에 대해 다들 긴장하는 상황이어서 수급부담에 여전히 많이 노출돼 있다”며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를 얼마나 늘려줄지, 5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해줄지 기대하는 부분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장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내려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