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대신증권이 단순 거래에 그치지 않고 주가조작 정황을 사전에 알고 있던 정황이 확인됐다. 검찰은 대신증권이 라임 관계사들의 내부 정보를 판매에 활용한 사실이 있는지 투자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22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 펀드에 투자한 고소인 A씨 등 3명을 23일 불러 참고인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대신증권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설계 및 기획에 관여했는지 확인 중이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환매 중단 상황 등에 대한 진술에 더해 코스닥 미공개정보 이용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대신증권 프라이빗 뱅커(PB)들과 투자자 간 대화에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들의 정보가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한류타임즈(구 스포츠서울)’, ‘세미콘라이트’, ‘슈펙스비앤피(구 크레아플래닛)’, ‘하이소닉 (구 알비케이이엠디)’, ‘에스모-에스모머티리얼즈’ 등이 언급됐다. 이 회사들은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사냥꾼들이 시세를 조종한 회사들이다. 관련자들은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신증권 PB들은 회사들에 대해 “관련 참여자들이 주식 가지고 장난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최대주주 변경으로 시간외 상한가”, “사업 내용 호전되는 게 있어 큰손이 담고 있다”고 했다.

라임펀드를 1조원 가량 판매한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 역시 코스닥 상장사 ‘블러썸(엠엔씨)’과 관련해 “아 그게 작전이라” 고 언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투자자 A씨는 “그동안 대신증권에서는 라임펀드가 블라인드 펀드라서 어떤 종목을 거래하는지 몰랐다고 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들에 대해 대신증권 측에서 실사를 나가는 등 긴밀히 협의한 정황도 보인다고 했다.

라임자산운용 투자자들의 고소를 대리하는 김정철 변호사는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가 분리가 돼 있어야 하는데 판매사 있는 센터장과 PB들이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정황”이라며 “관리 감독의 책임, 사용자의 책임 등을 고려 했을 때 임원진까지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