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정부의 금융 지원 영향으로 2분기 중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 신용대출 심사가 한층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1분기 동향 및 2분기 전망)’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여신업무 총괄 책임자들은 2분기 중 중소기업과 가계 일반대출을 다룰 때 대출 태도를 이전보다 완화하겠다고 답했다.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 조건을 완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 기업 및 소상공인의 자금난을 돕기 위해 정부가 저금리 금융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는 등 금융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설문 결과를 수치화한 중소기업 대출의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2분기 20으로, 지난해 1분기(17) 이후 6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지수가 0보다 크면 태도 완화를, 0보다 작으면 태도 강화를 의미한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13으로, 태도 완화를 시사했다.
반면 가계 주택대출은 -7을 나타내 지난해 4분기(-23)와 올해 1분기(-10)에 이어 심사 강화 기조 지속을 예고했다.
주택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태도는 지난해 말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대출을 전면 금지한 12·16 부동산안정화대책 발표 이후 크게 강화된 상태다.
대출 수요는 가계 주택대출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소기업, 가계는 물론 대기업마저 여유자금과 운전자금 확보 필요성이 늘어난 탓이다.
2분기 대출 수요지수는 중소기업(40), 가계 일반대출(23), 대기업(10) 순으로 높았다. 가계 주택대출 수요지수는 3에 머물렀다.
신용위험은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위험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신용위험 경계감이 매우 증가할 것으로 은행 여신책임자들은 전망했다.
한편 상호저축은행·신용카드사·상호금융조합·생명보험사 등 비은행권에선 2분기 중 대출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부동산경기 둔화 등의 우려로 여신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상호금융조합(-16)과 상호저축은행(-15)의 대출 태도가 상대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 수요는 신용카드사(13)와 상호저축은행(2)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책임자들은 전망했다. 상호금융조합 및 생명보험사는 대출 수요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