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당폭 하락 예상
기준금리 0.75%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시작을 알리는 의사방망이를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은행]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올 우리 경제의 성장이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장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간 역성장 가능성도 커졌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유지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관련기사 6면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금년중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이 불활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올 1%대를 넘어 0%대 성장 가능성을 공식 인정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는데, 소비가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으며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며 “고용 상황은 2월까지는 취업자수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일시휴직자는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 관련, “경기침체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는 크게 위축됐다”며 “앞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각국의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축소 등으로 1%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확대, 수요측 압력 등으로 낮아져 지난 2월 전망치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준금리 운용 방향과 관련,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파급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거시경제의 하방리크스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산 정도의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