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ㆍ단방향ㆍ사전녹화 등 수업 진행
쌍방향 조회ㆍ수업 매끄러워…일부 소음만
고3 일부 학생은 개학일에도 연락ㆍ접속 안돼
학습강의 업로드 안되는 문제도 여전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에서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컨디션 안 좋은 친구 있나요? 부르면 손 들어주세요. 권OO, 권OO, 권OO, 김OO…”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서울여자고등학교.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하는 이날 오전 8시10분께 학교 본관 3학년 교실에서는 학급별 온라인 조회가 시작됐다.
전국의 중·고등학교가 9일 중3·고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뤄진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다. 중3·고3 학생들은 당초 3월2일 예정이던 개학이 미뤄질지 38일 만에 각자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선생님들과 만났다.
이날 4층에 위치한 3학년 5반 교실에서는 김우영 담임교사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을 이용해 23명의 학생들의 이름을 한명씩 호명했다. 김 교사는 중간중간에 “대답 좀 크게 해주세요”라며 출석을 체크했고, 결국 2명이 결석한 것을 확인했다.
“여러분 오늘부터 필히 조회에 참석해야 합니다. 어제 공지된 시간표대로 오늘부터 빠짐없이 EBS 온라인 클래스 시간표대로 수강하고, 줌 강의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담당교과 선생님의 안내를 따라주세요.”
김 교사는 학교 e-알리미 가입과 3월 연합평가 날짜(4월24일) 등을 공지하고, 조회나 출석을 못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면 담임선생님께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조회가 끝난 뒤 3학년3반 교실에서는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고등학교 심리학’ 수업이 진행됐다. 심리학 수업은 올해 서울여고에 처음 개설된 수업이다.
이경주 교사는 8시30분 수업을 앞두고 “들어온 친구들은 비디오를 켜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잘 들려요? 들리면 동그라미 해주세요. 갤럭시탭으로 하는 친구는 이름을 좀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뤄진 출석체크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23명 전원이 모두 출석했다. 출석체크를 하는 동안에는 소음이 나와 다소 시끄럽고 산만했다. 출석 체크 이후 이 교사는 “여러분 음소거 좀 할께요. 제 소리만 먼저 들릴 수 있게. 제 이름은 이경주이구요. 파워포인트 자료부터 띄워서 안내해드릴께요”라며 수업을 소개했다.
이어 몇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했고, 약 10분 뒤 심리테스트로 수업이 시작됐다.
‘친구들과 캠핑을 간 당신, 산책길 겸 숲길로 들어갔는데 길을 잃어서 처음 보는 들판과 마주쳤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내고 1~4번 보기 중에서 답을 골라 채팅창에 띄우라고 했다.
이 교사는 “3번 잠시 휴식을 취한다는 답변을 선택한 사람은 마음을 추스르는 능력이 좋은 타입”이라는 등 부연 설명을 했다.
한 학생은 교사의 질문에 “저는 과거 일에 계속 스트레스틑 받는데, 심리테스트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며 “심리테스트가 신빙성이 없다”고 답했다. 이 교사는 심리학과 심리테스트는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고, 심리학은 어떤 과목인지 등을 설명한 뒤 9시께 수업을 마무리했다.
한 학생은 이날 수업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온라인 수업이 생각 보다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주 교사도 “줌이 처음에는 복잡하고 어려운데 하다보면 쉽다”며 “오늘 수업때 학생들과 소통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여고는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선정된 곳으로, 이날 3학년 10개 학급별로 쌍방향, 단방향, 녹화수업 등 다양한 원격수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개학일까지 연락이 안되거나 접속이 안된 고3 학생도 몇몇 있었다. 송원석 국어교사는 이날 오전 강의 올리려다가 업로드가 안돼 결국 포기하는 등 시스템 불안정도 여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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