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투표 의향 속 보수 성향 강해...신규 60대 진입 베이비붐 세대 주목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이번 총선 유권자 100명 중 27명이 60대 이상 노년층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현 주소가 4·15 총선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인 수 기준 60대 이상 유권자는 모두 1201만 명, 전체 유권자의 27.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9%대의 40대와 50대, 15% 대의 20대와 30대보다도 압도적인 수치다.
대구시 북구 침산3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한 시민이 4.15 총선 후보의 선거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
이들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3~24일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세부내용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투표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2.7%였다. 이 중 60대와 70세 이상에서는 참여 의향이 각각 83.8%와 82.5%로 전 타 연령층을 압도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의 정치 성향은 보수 야권 우세다. 갤럽 조사에서 미래통합당 지지의사를 밝힌 60대 이상 연령층은 38%로 더불어민주당 32%를 앞섰다. 유일하게 보수정당 지지도가 여당을 앞선 연령대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에서 60세 이상 유권자는 지난 총선보다 21.8%나 늘었다. 60세 이상의 투표율이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될 공산이 큰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60대 이상에서는 과거부터 투표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코로나19를 핑계로 투표를 안 할 가능성이 높은 20·30대 젊은 층과 비교하면 투표율 자체가 선거 결과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세대별·진영별 표 대결 양상이 뚜렷해진 것도 60대 이상 연령층을 주목하는 이유다. 선관위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인물을 29.8%, 소속 정당을 29.0%로 꼽았다. 4년 전 총선 때와 비교해 인물은 5.3%포인트 낮아졌고, 정당은 13%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다만 이들 모두를 보수층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1955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며,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이들 역시 과거 50대에서 보수를 선택한 경우가 많기에, 기존 60대 이상 연령층과 큰 정치적 차별성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