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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번방 운영한 10대 들… “입건 미성년자들 더 늘어날 것”
미성년자 착취 동영상 유포방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n번방 수사를 확대한 만큼 미성년자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경찰청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 유포방 n번방 수사를 진행중인 일선 경찰관 얘기다. 이 경찰은 “미성년자 중 상당수는 ‘단순 호기심’ 때문에 성 착취 동영상을 유포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유포방인 ‘n번방’ 가해자들의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4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수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n번방 관련 피의자 140명 중 25명이 10대다. 20대 78명, 30대 30명, 40대 3명 등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핵심운영자에서 회원으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한만큼 수사가 진행될수록 입건되는 10대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방경찰청은 n번방과 관련해 11명을 검거했는데, 이중 5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피의자중 2명이 미성년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핵심운영자 등에 대한 수사를 먼저 진행했다. 재유포자와 핵심운영자를 모두 입건시킨 경북지방경찰청의 경우 97명을 검거했는데 이중 12명이 미성년자 였다.

특히 핵심운영자가 10대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이 n번방과 관련해 검거한 11명의 피의자 중 핵심 운영자 ‘로리대장태범’ 배모(19) 군도 10대의 고등학생이다.배씨는 n번방 최초 운영자인 ‘갓갓’이 잠적하자 ‘유사 n번방’을 만들었다. 배군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편을 제작해 이 중 일부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최근 서울에서 구속된 태평양원정대의 운영자 ‘태평양’ 이모 군도 16세의 고등학생이었다.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여러 n번방 중 하나인 태평양원정대는 주로 박사방에서 공유되던 영상을 재유포했다. 이군은 이미 검거된 ‘박사’ 조주빈(25)의 후계자를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2대 운영자인 ‘와치맨’ 전모(38) 씨에게서 대화방을 이어받은 ‘커비’ 조모(18) 군도 인천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이다. 커비는 지난해 11월 검거했다. ‘링크공유방(링공방)’으로 불린 조 군의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2만개에 가까운 성 착취물 링크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n번방 입건자 중 미성년자가 많은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은 이미 여성을 대상화하는 가학적인 포르노에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사물화하는 사회 분위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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