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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축제 취소돼도 관광객 몰려들까 불안”…‘벚세권’ 주민 비상
“매년 사람 몰렸는데…올해도 걱정”
석촌호수 폐쇄·윤중로 통제 돌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권고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이어 ‘벚꽃 축제 취소’, ‘벚꽃 명소 폐쇄’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벚꽃 명소 주변에 거주·근무하는 이른바 ‘벚세권’ 주민들은 이 같은 조치에도 몰려들지 모를 관광객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복수의 서울 지역 자치구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4월 12일까지 석촌호수를 전면 폐쇄한다고 밝혔다. 서대문구 역시 매년 4월 초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열던 ‘안산(鞍山)자락길 벚꽃음악회’를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열지 않는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이 같은 지자체의 조치에도 벚꽃 명소 주변에 상주하는 ‘벚세권’ 주민들은 축제와 상관없이 찾아올 상춘객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민 김모(27) 씨는 “우리 아파트 상가에도 확진자가 다녀가고 건너편 단지에도 나왔다”며 “올해도 벚꽃 때문에 사람이 몰리면 정부가 말한 안전거리는 못 지킨다고 봐야 한다. 벚나무를 차라리 다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캠퍼스 내 벚꽃이 유명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기숙사에 거주하는 김모(27) 씨도 “우리 학교가 ‘벚꽃랜드’라고 해서 매년 학교 학생뿐 아니라 외부에서 사람들이 들어오는 일이 많아 부정적 여론이 있었다”며 “과거에도 그랬는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요청하는 올해에도 외부인이 들어오면 불편할 것 같다. 학교에서 적극적 조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벚세권’ 주민들의 호소는 이어졌다. 여의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지난 26일 오후 ‘석촌호수 (전면 폐쇄)기사를 보고 부러웠다. 하필 지금 예쁘게 피고 있는 벚나무가 야속하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로 들어올지(걱정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경희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한 이용자도 ‘이렇게 비대면 수업해 봐야 4월 되면 벚꽃 보러 손에 손잡고 학교 귀환할 거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아프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예년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 구간이었던 국회의사당 뒤쪽 여의서로를 차도와 인도 전부 통제할 것”이라면서도 “한강 고수부지나 여의나루역 쪽은 출퇴근 문제도 있어 이동 구간에 대한 통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방안을 찾으려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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