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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체감경기, 주가보다 더 추락했다
두달간 21P 급감…54 그쳐
비제조업 지수 ‘사상 최저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두 달째 곤두박질쳤다. 한 달 만에 역대 최대 하락폭을 경신하며 두 달 새 20포인트 넘게 급감, 단숨에 경기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급격한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업 등 비제조업 경기지수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관련기사 2면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全)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내린 54였다. 3월 들어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BSI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1포인트가 빠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2015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온 2012년 7월,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1월에는 각각 9포인트씩 내리는 데 그쳤었다.

그러다 지난달 코로나19 여파가 가시화되면서 역대 최대폭인 10포인트가 빠졌고, 이달엔 이보다 낙폭을 1포인트 더 키워 두 달 새 무려 21포인트나 하락했다. 지수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지난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설문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가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꺾인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제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7포인트 하락한 65, 중소기업은 12포인트 급락한 46이었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53)의 업황지수는 11포인트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금융위기 수준으로 어두웠다. 전산업 업황전망 지수는 16포인트 급락한 53으로 2009년 2월(53)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23.5포인트 급락한 63.7이었다. 이는 2009년 1월(62.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23일 전국 3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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