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용·방산 사업 확장…LIG그룹 키운 2세대 경영인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이 28일 오전 11시 15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고(故) 구인회 LG 창업주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 동지인 고 구철회 전 LIG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대표적인 '2세대 경영인'이다. 지난해 12월 숨진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유족으로는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지연씨, 구지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차려졌고,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은 1935년 경남 진양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 법대와 독일 퀼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한 뒤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쳤다.
이후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하며 금융업계에 뛰어들어 LIG그룹의 모태가 됐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이끌며 LIG그룹 경영을 이어왔다. 2004년에는 LG정밀의 방산부문을 인수해 LIG넥스원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사세 확장을 위해 LIG건설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게 됐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LIG손해보험 매각 후에는 언론 등에 많이 노출되지 않고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며 LIG넥스원의 명예회장직을 맡아왔다.
재계에선 고인이 부친인 고 구철회 창업고문과 LG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미련없이 LG를 떠난 것과 관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LG의 '장자승계' 가풍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른다"고 말했다. LIG 측은 또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화와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문상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