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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력 예방기사 쓰고 뒤에선 성착취…‘두 얼굴’ 조주빈
공개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25세 전문대졸…학보사기자 활동
학교 성폭력 우려하는 글 기고
범죄 기간에도 보육원 봉사활동
선량한 척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지난 23일 SBS가 보도를 통해 공개한 일명 ‘박사’로 불리는 조주빈 씨의 모습. [연힙]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에 대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 씨는 수도권 소재 전문대 재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성 폭력 예방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한창 범죄를 저지르던 당시 자신이 가입한 봉사 단체에서 보육원 어린이들과 놀아 주는 등 봉사활동도 펼쳤다. 그는 일상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숨긴 채 평범하고 선량한 젊은이로 살아 온 ‘두 얼굴’의 인물이었다.

경찰은 조 씨의 성착취물을 ‘관전’한 이용자의 신상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용자들도 ‘공범’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용자의 신상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참여 인원도 계속 늘고 있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조 씨는 해당 학교 정보통신 관련 학과에 2014년 입학,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편집국장까지 올랐다. 같은 해 11월 발행된 해당 학보를 보면 8면짜리 신문 중 6개면에 걸쳐 기사 9개를 작성했다.

그중 ‘안전한 ○○대학-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학교의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띈다. 이 기사에서 조 씨는 서두에서 ‘우리 대학에서는 안전문제 발생에 관해서 어떤 대책을세우고 있으며 여러 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라며 화재나 실험·실습 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사고나 학교 폭력·성 폭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강연을 실시,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며 학교 측의 노력을 소개하며 끝을 맺었다. 최근 성착취물 유포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글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정상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같은 호(號)에 게재된 ‘데스크의 눈-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지난 호 신문에서도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큰 실수라서 굳이 적지는 않겠습니다’라며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 이 또한 위안 삼아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요’라면서 ‘대범한 면모’도 드러냈다. 말미에는 기명 옆에 ‘편집국장’이라는 직함도 함께 썼다.

조 씨는 범죄와 봉사활동을 ‘병행’하는 이중적 면모도 보였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한 봉사 단체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조 씨는 지난해 8월에는 문화상품권 등을 후원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단체 회원들과 함께 인천의 한 보육원을 찾아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등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 시기는 그가 한창 ‘박사방’을 운영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조 씨는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박사방’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하며 피해자들을 괴롭혔다.

한편 경찰도 조 씨를 구속한 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 영상물을 보기 위해 ‘박사방’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박사방’ 회원들 역시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라 집단 성폭력의 공범이라는 여론을 잘 파악하고 있다. 법에 근거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조 씨를 포함한 피의자는 물론 전체 ‘n번방’ 이용자의 신원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에 대한 참여 인원도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440만명을 넘어섰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 글의 참여 인원은 약 260만 명으로, 이는 역대 최다 참여 기록이다.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란 청원 역시 약 180만명이나 참여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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