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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힘들어도 묵묵히 제 할 일 하는 기업들이 희망백신이다

코로나19로 세상이 온통 불안과 혼란으로 잿빛인 와중에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기업들이 있다. 연수원을 치료시설로 내놓고 하청 협력사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것은 대기업들엔 이미 익숙한 일이다. 해당 지역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물품과 성금을 지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최근엔 고유한 업무와 관련된 일로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주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의 코로나19 대응도 진화한다는 얘기다. 이마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양식업자들을 돕기로 했다. 소비부진에 빠진 20톤 이상의 대물장어를 소화해 주고 일본 수출 부진으로 재고량만 300톤에 달하며 어려움을 겪는 바다장어도 소비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웅진씽크빅은 개학연기 등으로 인한 학부모의 혼란을 줄이는 동시에 코로나19 확산방지에도 기여하는 ‘화상관리서비스’를 실시한다.

KT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대학가의 온라인 강의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대학별 전담 기술인력을 투입해 인터넷 용량을 증설하고, 기술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다. 교원그룹은 건강가전 브랜드 웰스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방지 ‘에어살균 서비스’를 무상으로 지원키로했다. 무학, 대선 등은 소주 원료인 발효주정에 고유의 주류 제조기술을 더한 살균소독제를 만들어 지자체에 기부했다. 무려 100톤 500㎖ 페트병 20만개 분량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시기지만 중소기업이 합리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일을 미루지 않고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7일 중소기업 간의 출혈경쟁을 초래해 온 ‘최저가 낙찰제’를 국내 건설사 최초로 폐지하기로 했다. 물론 기업들이 하는 일은 모두 그럴만한 여력이 되고 그동안 축적한 부를 일부 나누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볼 수도 있다. 심지어 자신의 생존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폄훼할 수도 있다. 이 와중에도 특수를 누리거나 경영권 확보 분쟁에 몰두하는 곳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모습은 이미지 개선의 효과는 몰라도 분명 이문이나 흥미를 위해 진행하는 일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백번 양보해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이라면 나쁠 게 없다. 제 소임을 다하며 새 역할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야말로 코로나19의 희망백신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다.

그런 희망백신이 다른 곳으도 확산되길 기대한다. 특히 “대규모 집회를 자제할 테니 비정규직, 영세 노동자 등을 위한 재난생계소득을 도입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국가적 재난을 협상의 기회로 삼으려는 민노총에 가장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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