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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IMF+메르스’급 위기, 단기 못지않은 장기대응책 중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당정청 회의에서 “지금의 경제 상황을 놓고 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메르스 사태를 더한 것과 같다고 할 정도”라고 밝혔다.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다. 이 대표뿐 아니라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한번도 겪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고 경기가 이미 ‘R(Recession·경기침체)’의 터널에 진입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세계경제는 적어도 1,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고 경우에 따라선 4개 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이란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과거 감염병 사례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일시적 충격 후 반등, 이른바 ‘V자 회복’은 쉽지 않고, ‘U자’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고 밝혔다. L자형 침체가 언급된다는 것은 위기가 우리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길게는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처음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시인했다. 세계 경기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이 침체국면 진입을 사실상 인정한 상황이면 세계 경기에 미칠 파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실물, 금융 이쪽저쪽 어디를 봐도 위기가 산처럼 쌓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경제주체 원탁회의’에 이어 본인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하고 19일 첫 회의를 연다. 위기가 위기인 만큼 ‘워룸(War Room)’ 역할을 할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가 가동되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책을 직접 챙기면서 위기극복에 나선 전례도 있다. 비상경제회의에서 강력한 지원대책과 함께 재난기본소득 도입과 2차 추경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급한 만큼 위기에 처한 계층이나 업종에 핀셋지원이 빨리 이뤄져야 하고 대응 속도와 폭도 과감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2차 추경도, 추가 금리인하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어쩌면 위기는 이제 시작 국면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L자형’ 침체의 초기국면에서 모든 대책을 소진하면 그 이후 정작 위기가 깊어졌을 때 실탄부족 상황에 직면하면 어찌 할 것인가. 특히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포퓰리즘에 기댄 정책을 남발할 경우 제어하지 못할 위기가 올수 있다.

정책당국자 일수록 응급처치 못지않게 위기가 오래 갈 것이란 긴 안목에서 침착한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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