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로나19 팬데믹] 질본 ‘질병관리청’ 시간문제…“명실상부한 감염병 컨트롤타워로”
코로나19 사태 대응서 복지 전문 장관 한계 노출
美 CDC와 달리 질본 인사권·자율성 없어 독립성 제약
질본 승격 여야 총선 공약…보건·복지 ‘동거’는 세계적으로 드물어

[헤럴드경제=김대우·정경수 기자]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켜 명실상부한 감염병 컨트롤타워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여야가 일제히 총선공약으로 내걸어 질본의 청(廳) 승격이 시간문제로 다가왔다.

[헤럴드DB]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복지전문가인 복지부 장관이 앞장서면서 의료진을 맥빠지게 하고 구설을 자초하는 등 대응에 한계를 노출하면서 보건 전문가인 질병관리청장에게 전염병 사령관을 맡기자는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이후 꾸준히 추진됐지만 조직축소와 업무혼선을 우려한 복지부의 반대 등으로 번번이 좌절된 질본의 청 승격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질본의 청 승격은 시간문제=18일 관계부처와 여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 공약으로 질본 청 승격을 예고했으며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총선 공약으로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이제 질본의 청 승격은 기정사실이 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를 외청으로 분리해 독립적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지만 상급기관 복지부의 반대에 막혀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 정부조직 개편 당시에도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2017년 6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 복지위는 "질본이 복지부 소속기관이라는 특성상 자율성이 부족하고 정책수립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안행위 심의에서 복지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복지 전문가인 복지부 장관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방호복 부족을 호소하는 의료진에 대해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해 “목숨을 걸고 전쟁 중인 의료진을 모욕하는 바이러스보다도 독한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의료진을 맥 빠지게하는 말이 잇달아 나오자 의료계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보건의료에 대해 몰이해와 불통과 고집, 의료인에 대한 적개심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고 비판하기도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질병관리청’ 논의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여야가 총선 공약으로 내건 만큼 총선 이후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관련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하면 성사가능성이 높다.

▶美 CDC에는 있지만 韓 질본에는 없는 인사권·자율성=보건과 복지의 ‘동거’는 세계적으로 사례가 드물다. 대다수 국가가 보건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나 보건 분야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감염병 관리기구인 질본은 보건과 복지가 결합된 부처에 속해있다. 그러면서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해외 사례처럼 보건의료 전문가의 전문성을 결집시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보건인적서비스부(HHS)가 있지만 실제 보건정책의 컨트롤타워는 산하기관인 공공보건국(PHS)이다. PHS 소속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등 8개 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이 중 질병통제 예방 센터(CDC)는 독립적인 인사권·예산권을 가지고 있고, 감염병 뿐만 아니라 재난상황에서의 공중보건위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의 질병관리연구소(InVS)도 재정과 인사 등이 정부 행정기관으로부터 독립돼 있다. 역학조사 등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주로 수행하며, 행정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은 아니다.

독일은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이 나타나면 주정부, 연방정부, 모든 이해관계자, 연방경찰이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때 감염병 관리기구인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는 어린이의 백신접종 및 위생 정책에 대한 권고사항 개발, 지역 감염병 유행 조사를 지원하기 위한 전문가팀 파견 등 연방정부, 주정부 등에 자문을 제공한다.

dew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